IB학교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겨울 1, 2월에 금요일마다 스키를 타러 가요. 스위스 문화 체험의 일환이에요. 스위스는 알프스 산맥으로 둘러싸인 나라이다 보니 스키장도 많고 겨울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키를 즐겨요. 현지 아이들도 학교에서 일주일간 스키 캠프를 가기도 하니까요. (옆집 아주머니께서 모든 학교가 스키 캠프를 가는 것은 아니라고 하시네요. 스키 타는 비용이 너무 비싸 그 비용을 대지 못하는 가정도 많다고 해요.) 어쨌거나 공식적으로 학교마다 겨울에 일주일의 스키 방학이 있는 것을 보면 스위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키를 즐기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아침 8시 기차 타고 출발해서 전교생과 선생님이 하루 종일 스키 타다가 저녁 6시가 다되어 기차역에 돌아와요. 스키도 실력별로 1단계(초보자)부터 26단계(전문가)까지 구성되어 있고요. 한 반에 스키선생님 한 명이 아이들 최대 8명까지 데리고 다녀요.
작년에 이어 이번 해가 두 번째인데 엄마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갈 때마다 다치는 아이들이 종종 나온다고 해요. 아이들 픽업하러 갈 때 팔에 깁스를 하고 온 아이를 본 적도 있고요. 팔이 부러지도 하고 다리를 다치기도 하는데 신기하게도 아픈 아이들만 열외로 하고 나머지는 다시 스키를 탄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한국은 안전이 제일이라서 누구 하나 다치면 금지하거나 못하게 하거나 안 갈 텐데 여기는 예외 없이 아이들 대부분을 데리고 가요. 아픈 사람은 안타깝지만 알아서 쉬고 나머지 아이들은 또 스키를 강행해 나가요. 물론 감기에 심하게 걸려 혹은 아파서 스키를 너무 싫어해서 안 가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러나 이미 지불한 스키 가는 비용을 환불해 주지 않으니 우리 집 아이들은 스키를 즐기기도 하거니와 비용 측면에서도 절대 빠지지 않고 스키 타러 가요.
스키 타다가 다친 아이들은 다 개인의 보험으로 병원비를 처리해요. 스위스에서는 보험이 선택이 아니라 의무여서 병원에 다녀오면 각자의 보험사에 영수증을 청구해서 돈을 받아요. 각자의 보험사 정책에 따라서 말이죠. 학교에는 다쳐서 못 간다는 연락만을 남기고요.
(만약 아이가 스키 타가가 팔이 골절되어 치료비가 5000프랑이 나왔다고 하면 아동은 치료비의 10%를
내지만 아동 치료비 한도가 350프랑이여서 350프랑만 내고 나머지는 모두 보험사가 부담해요. 단 구조 헬기를 Rega 후원이나 추가 보험 없이 타면 추가로 수천프랑의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어요. - 구글 AI참고)
선생님으로 학교에 있으면서 현장체험 학습이나 학교 교실 혹은 체육 시간에 아이들이 다치면 종종 병원비를 학교에서 보험 처리하고 책임 소재를 따지며 슬슬 골치가 아파져 오는 상황과는 참 거리가 있어 보여 스위스식 대처가 참 신선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에게는 온갖 도전을 해 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요. 요새 스키 점프대에서 점프를 즐기는 둘째를 비롯하여 스키 슬로프에서 살짝 벗어난 off로드만 찾아다니는 첫째도 있어요. 스위스 아이들이 모험을 즐기는 삶을 우리 집 아이들도 배워 나가는 것 같아요. 도전과 실패, 아픔과 경험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것을 스키가 잘 보여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