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하늘을 날다!

by 키다리쌤

첫째가 저번 주 금요일 학교에서 가는 스키 교실에서 강사를 따라 점프대에 간 모양이다. 다들 초보자는 아니기에 신나게 스키로 점프를 했던 것 같다. 첫째는 또래보다 키가 크고 몸무게도 제법 나가는데 (통통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마르지도 않았다) 아마 스키 속도를 최대로 끌어올려 멋지게 점프를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날따라 날이 너무 좋아서 눈이 녹아서였을까? 아니면 속도를 줄이지 않은 탓에 너무 높이 날아서일까? 하늘 높이 4m 정도 날았다고 하는데 나는 모습을 많은 아이들이 지켜봤다고 한다. “우아” 하는 소리와 함께 아이는 그 높은 곳에서 뭔가 잘못되었음을 본능적으로 느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땅에 닿을 때 착지는 제대로 했다는데 무릎에 너무 큰 무리가 가서 병원에 실려갔다고 한다. 아이는 큰 지퍼가 달린 큰 배낭 속에 실려 스키장의 썰매차에 매달려 병원으로 직행했다.


이어서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가 진료를 했다.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즈음 아이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그날따라 혼자 여행을 간 탓에 배터리가 없어 받지를 못했다. 그렇지만 아이와 엄마는 보이지 않는 텔레파시가 있는지 그날따라 충전기를 가져가서 기차에 타자마자 충전을 시작했는데 누군가에게 전화가 와 있었다. 그리고 다시 확인해 보니 음성메시지가 남겨져 있어 들어보았더니 아이가 “다쳐서 병원에 있다.”는 이야기였다.


바로 남편에게 병원으로 갈 것을 부탁하고 선생님과 전화 통화를 하며 아이와 통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아이는 생각보다 목소리기 밝았다. 다행이지만 역시 집에 돌아와서도 걷지를 못했다. 목발을 짚고 겨우 걸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 짠하다. 혼자 주사를 놓고 약을 먹고 휠체어를 타며 학교에 가는데 걷는다는 것이 이렇게 복잡한 근육들이 움직여야 하는 일이었으며 축복이었는지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다.


스위스는 병원 진료가 왜 이렇게 더딘 것인지 병원 가기를 기다리다가 병을 키우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일단 병원비는 300프랑 이상이면 (아이 보험의 경우 일 년에 300프랑까지 자기 부담이고 넘는 금액은 보험회사에 청구하면 된다. 대신 평소 보험료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고 보험회사를 정할 수 있지만 매달 내는 보험료가 비싸다.) 커버가 된다고 하니 걱정은 안 되지만 진짜 걱정은 너무 느린 스위스 의료 시스템이다. MRI를 수요일에 왼쪽 무릎, 금요일에 오른쪽을 찍자고 했다. 이렇게 일주일이 흘렀는데 또다시 일주일이 지나서 의사를 만나 MRI결과를 들을 수 있다니 빨리빨리의 나라 한국에서 온 이 엄마는 놀라울 따름이다. MRI를 판독하는데 일주일이 걸릴 리 없을 텐데 가장 빠른 예약이라고 말하는 병원이 야속할 뿐이다.


MRI를 읽고 나서야 정확한 답이 나올 텐데 기다리는 수밖에 답이 없다. 이래서 아프면 한국 사람들은 한국의 병원으로 찾아가는가 보다. 병을 키우기 전에 진료라도 시원하게 받고 싶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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