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규 Jul 27. 2023

주호민씨 사건은 아무리 봐도 교사가 잘못한 게 맞다

이것은 교사의 노동권과 무관한 교사의 '범죄 사건'이다

 최근 논란이 된 주호민씨 사건과 관련해서 양측의 의견을 다 확인해 봤는데, 이 사건은 아무리 봐도 교사가 잘못한 사안이 맞다. 이 사안은 교사의 노동권과 관련된 논의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건 관련 증거를 접수한 검찰이 해당 교사에 대해 '벌금형 약식기소'도 아닌 '불구속 구공판'을 청구한 점은 이 교사에게 특히나 불리한 정황이다. 검찰은 이 교사의 행동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그 심각성이 재판을 치러야 할 정도라 봤다.


 한국에서 불구속 구공판에 이르는 범죄 사건은 그 대부분이 유죄로 결론난다. 명확한 증거가 없을 경우, 검찰은 결코 피의자를 기소하지 않는다. 검찰은 이 교사의 '정서적 학대' 혐의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이 교사의 행위에 대한 증거는 무척이나 명확할 것으로 보인다.


 사안을 살펴보니, 주씨의 자녀는 자폐증을 가지고 있으며 '초등학교 2학년'이다. 주씨의 자녀는 신고된 교사의 수업 시간이 아닌 다른 교사의 수업 시간에 잘못된 행동을 했다. 그러나 가해 교사의 행위는 그로부터 1주일 뒤 벌어졌다.


 주호민씨는 입장문을 통해 "아이가 친구들에게 돌발행동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다. 저희는 상대 아동 및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려 노력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사과를 받아들여 아이를 용서하고 원만히 합의해 주셨다"면서 "저희는 아이의 돌발행동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그러할 것"이라고 했다.


 이 사안이 학교폭력 사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학교와 교육청에서 시스템에 따라 판단하고 처리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발달장애를 가진 초등학교 2학년생에게 이 사안에 대한 책임 능력이 어느정도 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며, 보호자인 주씨의 사건 관련 대응은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이 사안과 무관하게 교사는 주씨의 자녀에게 정서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 교사가 직접 밝힌 입장문에는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는 표현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업 중 주씨 자녀가 한 행동은 고약한 행동이다'라고 설명했다"며 "이 말과 함께 추가로 이 행동 때문에 주씨 자녀는 친구들을 못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급식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한 것일 뿐,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맹세한다"고 명시됐다.


 학생이 잘못한 일은 절차대로 처리하면 될 일인데, 이 교사는 다른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학생을 비난했고 그것은 분명 학생의 영혼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언어들이었다. 이 교사는 학생에게 "너 교실에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왜 못 가는지 알아?"라는 말을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이는 피고인이 스스로 밝힌 주장에 따른 것이다.


 이것은 교사가 자신의 행위를 순화시켜 표현한 주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만 살펴봐도 교사의 행동에는 분명한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교사 본인의 주장만 봐도, 이 사안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주씨는 "녹음기를 통해 확인한 결과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객관적으로 판단하고자 외부 자문을 구했다"고 했다. 그는 5명의 변호사와 용인경찰서 아동학대담당관과 상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후 사건은 경찰 및 검찰을 거쳤고, 두 수사기관은 교사의 행동을 정서적 학대로 봤다. 교사의 혐의를 확신한 검찰은 교사를 재판에 넘겼다.


 주씨는 사건 진행 과정에서 녹음기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초등학교 2학년인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확인이 필요했다"고 했다. 충분히 납득되는 설명이다. 장애아동의 부모로써 할 수 있는 행동이며 해당 녹취의 증거능력 여부는 재판부에서 판단하면 될 일이다.


 결론적으로 장애를 가진 초등학교 2학년 자녀의 돌발행동에 대한 대처를 시작으로 충격받은 자녀의 상태를 확인한 후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변호사 및 전문가의 조력을 받고 수사기관에 사건을 접수한 주씨의 행동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인다.


 교사의 행위를 볼 때, 최소한 벌금형 처벌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사안으로 보이며, 이는 대한민국이 교사의 잘못을 유죄로 본 결과에 해당한다. 정상적인 교육과,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는 구분되어야 하며 이는 교사의 노동권 문제의 영역을 벗어난 사안이다. 이 교사의 행동 그 어디에도 노동권 문제는 읽히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