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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Feb 29. 2020

신천지 비도덕성의 핵심, '은사 치기'란 무엇인가.

[신천지 특집] ③ 비도덕성

신천지, 집단적 가스라이팅의 소굴


 신천지와 기성 교회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일까? 우선 밝히건대, 나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의 확고한 옹호자다. 종교의 자유라 함은, 헌법의 관점에서는 "합리적 이성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이상한 '것' 마저 자유를 보장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단' 논쟁은 기독교 내부의 것에 불과하며, 법 앞에서는 2천 년 전에 시작되었다는 기독교나 30년 전에 시작된 신흥종교나 똑같은 권리를 누리는 게 맞다. 이것은 믿음의 합리성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예수를 믿던 이만희를 믿던, 믿음 자체는 오롯이 개인의 선택이라는 이야기다.


 기성 교회 역시 목사의 성범죄나 무리한 헌금 강요, 횡령 등으로 구설에 오르는 일이 잦다. 그러나 신천지의 비도덕성은 이러한 개인 혹은 일부 집단적 일탈을 넘어 조직 전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핵심은 사회적으로 옹호될 수 없을 정도다. 이들 구성원들은 사실상 객관적으로 종교를 선택할 자유를 빼앗긴 상태에서 신천지에 합류한다. 따라서 기성 교회 구성원이 예수를 믿는 것과 신천지 구성원이 이만희를 믿는 것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신천지에 대한 믿음은 강제된 것으로, 개인의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은사 치기'는 신천지 핵심 포교 전략이다. 가령, 신천지가 김동규를 포섭하기 위해 친한 친구 A를 보낸다고 해보자. A가 김동규에게 연락을 하고, 두 사람은 곧 카페에서 만난다. A는 김동규에게 성경공부를 제안한다. 평소 성경에 관심 있던 김동규지만, 바쁜 일상 탓에 A의 제안을 거절한다. 얼마 후, A는 다시 한번 김동규에게 만남을 제안한다.


 이날, 약속 장소로 이동하는 김동규에게 서운 눈빛을 한 중년 여성이 말을 건넨다. "너 지금 큰 실수하는 거야", "지금 공부하는 거 포기하면 부모님이 돌아가실 수도 있어". 이 이야기를 한 의문의 인물은 빠르게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 김동규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A의 학습 제안을 수락한다. 이 모든 건 A가 전도사들과 기획한 일이다. 그러나 김동규는 자신과 같은 19살 A가 연령을 비롯한 사회적 연결고리가 전혀 없어 보이는 중년 여성을 움직였다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그는 오히려 성경에 진정으로 신비한 비밀이 감추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김동규는 그를 전도하기 위해 신천지 신도 5~6명이 그룹을 만들어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없다.


 '은사 치기'는 사실상 집단적 가스라이팅 전술이다. 이러한 가스라이팅이 조직적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공부를 하던 중 그만두려고 해도 이런 가스라이팅에 마주한다. 결국 신천지를 떠나면 죽게 될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신천지를 그만두지 못하고 는 이들이 생긴다. '은사 치기'는 단적인 사례에 그치지 않고, 조직 전반적으로 이루어진다. 신도들도 헌금을 안 내거나 전도에 나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길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협박성 발언을 듣는 일이 있다. 


 '속이면서 전도하라' 신천지의 핵심 포교 전략이다. 이들은 본인들이 신천지임을 밝히지 않는다. 지인에게 성경공부를 권유받고 복음방에서 공부를 하고 센터에서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이만희', '신천지'라는 말을 절대 꺼내지 않는다. 마지막에 가서야 꺼낸다. 즉 평범한 권유를 받고, 성경 이야기를 들으며 6개월 이상의 시간을 보낼 때까지 '이곳이 신천지'임을 알 길이 없는 셈이다. 인간은 반년 가까운 시간을 사용한 곳을 즉각적으로 떠나지 못한다. 심리학에도 자주 등장하는 흔한 이야기다. 신천지 신도들은 이런 거짓말을 하나님이 용인한다고 철저히 믿고 있다. 그러나 6개월에 달하는 긴 시간 동안 성경공부를 하다가 이곳이 신천지임을 깨닫고 빠져나온 이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너무나도 압도적인 것이다.


 조직적 가스라이팅의 가장 비열한 사례는, '이만희 교주' 본인이 한때 신천지 이인자라 불렸던 김남희에게 행했던 가스라이팅을 들 수 있다. 이만희는 서울에서 신천지 6개월 교육을 마치고 수료한 김남희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김남희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큰 평수에 거주하던 부유한 사람이었다. 수료 직후 이만희가 김남희의 별장에 찾아갔다.


 이만희는 "나는 사실 총각이다. 나에게는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짝이 있어서 그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한다. 그게 당신이고, 때가 돼서 당신이 신천지에 온거다"라고 말했다. 막 수료한 직후였던 김남희에게 이만희의 말은 곧 법이었다. 너무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김남희는 이만희와의 동거를 수용했다. 이만희는 곧 "남편과 이혼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남편이 죽고 가족들도 다 지옥간다"고 협박했다. 김남희에게는 남편과 두 자녀가 있었다. 김남희가 "하나님은 가정을 지키라고 가르쳤다"고 반문해도 소용없었다. 결국 김남희는 이혼했다.


 그 이후 이만희는 김남희에게 돈을 요구했다.


 김남희는 이만희의 요청으로 경상북도 청도 이만희 부모 묘소에 있는 과수원을 샀다. 거기에 '만남의 광장' 건물을 지어주었다. 이만희 큰 조카에게 농지도 사줬다. 5억 대출을 안고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내어주는 조건으로, 경기도 가평에 별장도 얻었다. 박물관 자리를 알아보라는 말에 23억 대출을 안고 청평에 자리를 마련했다. 고성에 땅을 사라고 해서 사주었다. '평화의 궁'을 지으라고 해서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건물을 지었다. 김남희는 가정을 잃고, 대부분의 재산을 잃었다. 실로 무서운 가스라이팅 범죄다. 2017년, 1천억 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받은 김남희는 결국 조직을 이탈했다. 신천지는 "김남희는 배신자"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면에서 신천지는 사회적으로 옹호될 수 없는 집단이다. 종교의 자유니 혐오니 하는 말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


#저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낸 친구를 통해 이 모든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저희가 출판한 책 <나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냈다>를 구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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