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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Feb 29. 2020

'신천지 감염자'가 단기간에 급증한 이유가 있다

[신천지 특집] ② 진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전파력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28명이던 확진자수가 단기간에 급증한 것은 '신천지' 특유의 조직문화 때문이다.


 기성교회 신도들은 보통 주 1회 교회에 나간다. 따라서 교회 내에 확진자가 있어도 급속도로 전파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주 1회 모임에서 '비말' 감염을 통한 전파에는 한계가 명백하다. 그렇다면, 공기 중 감염 여부도 불명확한 코로나19가 어떻게 이렇게나 급속도로 확산된 것일까?


본 글을 작성할 당시에는 '코로나19'의 공기 중 감염 여부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2020년 10월 5일 미국 CDC에서 '공기 중 감염'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들 '교회'가 평범한 교회가 아니라 '신천지 교회'이기 때문이다. 신천지 신도들은 '주 6회' 모임을 가진다. 이게 말이 되냐고? 놀랍게도 사실이다. 신천지는 조직 구성원 전원이 '새로운 조직원 포섭'을 위해 움직이는 거대한 섭외 집단이다. 그들은 이를 위해 '복음방 - 센터 - 본당' 순서로 사람을 조직한다.


 예컨대, 김동규를 포섭하기 위해 A가 성경공부를 하자고 접근한다. A는 김동규에게 친한 지인이자 성경을 잘 아는 사람이라며 B를 소개한다. 이후 김동규가 A, B와 몇 차례 만남을 가진 후 B가 성경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또 있다며 C를 합류시킨다. A, B, C 세 사람은 모두 신천지 신도다. 김동규와 A, B, C는 1대 3 구도로 만남을 가지기 때문에 김동규가 의심을 품게 된다고 해도 함께 성경을 배우는 입장인 C에게 본인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이 때문에 관리가 용이하다.


 이렇게 약 2개월간 주 2~3회 정도씩 만남을 가진다.


 그 이후에는 강사 B가 '센터'라고 하는 교육시설에서 본격적인 공부를 하자고 제안한다. 센터는 200명이 한 번에 수업을 듣는 교육공간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원과 비슷한 풍경이다) 센터는 6개월 과정이며, 매주 월, 화, 목, 금 4일을 나가야 한다. B는 센터에는 합류하지 않지만, A와 C는 7개월 과정을 함께 듣는다. 이 과정을 마치고 나서야 '본당'에 나갈 수 있으며, 그제야 정식 신도가 된다.


 자,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A는 1주일 중 며칠을 신천지에서 보낼까? 그는 센터에서 전도 중인 사람과 함께 월, 화, 목, 금 4일간 수업을 함께 듣는다. 밀폐된 공간인 신천지 센터에는 약 200명이 모여있다. 신천지는 주 2회 수요일, 일요일에 예배를 진행하기 때문에, A는 토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이틀 동안 신천지에 출석해야 한다. 신천지 예배는 수천 명의 신도들이 한 공간에 모여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진행된다. 물론 모두가 A, C처럼 주 6일 활동하는 건 아니다. 생업이 있어 주 2회 예배만 나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31번째 확진자와 같은 감염자가 2차례 예배에 나갔다고 생각해보자.


 본당인 대구 신천지 다대오 지파 수요예배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참석한다. 3천 명이 동시에 예배를 듣지만, 이날 감염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이날 60명이 감염되었다고 치자. 그중 절반 정도는 전도대상자와 함께 센터에서 매일 수업을 듣는다. 대구에는 약 200명이 주 4회 참석하는 '센터'가 10여 곳 있다. 감염자 30명이 센터 10곳에서 수업을 듣는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 펼쳐진다. 센터 10곳의 수강생 약 2천 명에게 코로나 19에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센터에 나가는 신천지 구성원들에게는 각자 자신들이 담당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더 밀접한 접촉이 이루어져, 감염력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높다. 결국 사실상 다단계 방식으로 질병이 전파된다.


 대구 신천지 신도 중 최소 30%는 주 6일 이상 신천지 동료들과 만남을 갖는다. 이러한 신천지의 조직적 특성을 감안할 때, 최근 며칠 사이에 이 정도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충분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에서 납득할 수 있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31번 확진자 발생으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중대 전환점을 맞이한 이유다. 2020년 3월 1일 현재 코로나19 감염자는 3천 명을 넘어섰다.


#저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낸 친구를 통해 이 모든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저희가 출판한 책 <나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냈다>를 구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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