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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Feb 29. 2020

신천지는 '교회 탐방'을 부서별로 할당한다.

[신천지 특집] ⑤ 신천지와 기성교회


 이 사진은 신천지 내부 텔레그램 방에서 모 담당자가 '바벨 탐방' 진행을 지시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바벨(론)'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바벨론'은 성경적으로 우상숭배, 사단, 배교를 상징한다. 신천지 내부에서는 신천지를 제외한 모든 종교기관을 지칭한다. 신천지는 자신들만이 생명, 진리, 양식이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을 제외한 모든 종교 세력을 지옥에 떨어질 불쌍한 이단으로 규정한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규정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신천지는 아직 입교 단계에 이르지 않은 단순 수강생들에게 '이단'을 보고 오도록 가르친다. 이들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2인 1조로 기성교회를 방문하여 목사들의 강의를 듣는다. 방문 일시, 방문 교회 등 모든 게 윗선에 보고된다. 참고로 수강생을 가르치는 신천지 강사들의 강의 실력은 경의로울 정도로 탁월하다. 대부분의 강사들이 설민석보다 더 잘 가르친다고 하면 정확할 것이다. 기성 교회 목사들의 설교를 듣고 온 수강생들은 더욱 확신에 찬다.


 신천지 입교 후에도 마찬가지다. 가장 권력이 막강한 부서인 섭외부에서 부서마다 '바벨 탐방' 할당량을 하달한다. 그 지시는 반드시 수행되어야 한다. 누가 언제 어디를 방문했는지, 그 모든 것이 기록된다. 자연스럽게 '적'에 대한 적개심이 주입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천지는 '적'의 존재와 규모를 조금씩 파악한다.


 신천지에는 '교회 사냥' 전문 부서가 있다. 신도들이 추합 한 정보들이 고스란히 교회 사냥에 이용된다. 해당 부서는 신천지 신도들을 사역자 역, 평신도 역 등으로 나눈 후 시간차를 두고 '일반 교회'에 파견한다.


 '사역자 역'을 맡은 신천지 신도는 일반 교회에서 직책을 맡고 일을 도맡아 한다. '평신도 역'은 꾸준히 교회에 다니며 해당 교회 신도들과 친분을 쌓는다. 그리고 때가 다가온다. 평신도로 위장한 신천지 신도 10명이 각자 친분이 있는 일반 신도들에게 "A 목사 저러는 거 아니지 사람이 예전 같지 않네"라는 내용의 소문을 낸다. 다른 신천지 신도 5명은 "그 목사 완전 개새끼네"라는 식으로 원색적인 비난을 한다. 이들은 비난의 수위를 달리하며 여론을 형성한다. 인간은 이러한 비난 앞에 무력하다.


 곧 일반 신도 몇 사람도 "요새 들어보니까 그 목사님이 이렇다더라"라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신천지 신도 1명은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목사의 인격을 원색적으로 공격한다. 이런 과정을 몇 번 거치면, 교회 간부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상처를 입고 교회를 떠나기 시작한다. 이후 해당 교회에 파견되는 신천지 신도의 숫자는 더욱 늘어나고, 주요 간부들이 정리되면, '사역자 역'이 일반 신도들을 성경을 가르쳐주겠다며 설득해 신천지로 인도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신천지 위장교회'가 탄생한다.


 신천지는 파시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첫째로 이들은 이념적으로 '하나의 완결된 세계관'을 갖추었다. 둘째로 이들은 '대규모 집회, 정신적 지도자의 존재를 비롯한 감정 고양 장치'를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는 '외부 적대세력'이 있다.


 마지막 요소가 핵심이다. '적'의 존재는 내부 구성원들의 도덕적 기준을 모호하게 한다. '신천지'는 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이들은 의도적으로 구성원들의 도덕적 기준을 무너뜨려 무기로 삼는다. 일반 교회, 일반 목사는 '적'이기 때문에, 그들의 삶은 파괴해도 된다.


 '도덕'은 언제나 시대적 한계 속에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일반적으로 용인되어서는 안 될 행위들이 있다. 사람을 죽이는 것, 무고한 타자를 모함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도덕의 기준이 무너지면, 사람들은 이렇게 반문한다


 "?? 왜 거짓말을 하면 안 되죠? (하나님의 일인데)"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죠?? (하나님의 일인데)"


 2017년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에 5명의 신천지 신도들이 난입한 사건이 있었다. 이중 몇몇은 선본에 대한 '신천지 의혹'이 불거지자, 주변 일반 선본원들에게 "A, B (일반 구성원)가 좀 수상하던데 걔 혹시 신천지 아닐까요?"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들에게는 '브레이크'가 없다. 나는 이들이 숨기고 있는 극단성과 맹목성이 소름 끼치도록 두렵다.


#저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낸 친구를 통해 이 모든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저희가 출판한 책 <나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냈다>를 구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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