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당신, 힘들었겠다
답답해 미칠 부부의 세계
부부 도서의 바이블이라 자신있게 권한다.
<박성덕/당신,힘들었겠다>
읽으면 읽을수록 가려워도 긁지 못한 등이 시원하게 긁어지는 상쾌함이 짜릿하기 한 책.
쉬운 언어로 사례를 들어 핵심만 알기 쉽게 씌여진 저서로 누가 읽어도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책.
부부관련 도서중 번역서는 사실 머리는 이해가 되고 마음으로 공감까지는 어려운데
우리나라 도서여서 그런지 우리나라 정서에 딱 맞는 이 책은 보는 내내 감탄을 이뤄낸다.
당신, 힘들었겠다결혼생활 14년차에 발견한 빛과 소금과도 같은 귀한 책.
사실 더는 애를 쓰고 싶지도 노력할 기운도 없었기에 포기하고만 싶었다.
그 포기에 대한 부분을 남편에게도 자주 언급하며 '나는 이제 지쳤어요 땡벌 땡벌'같은 심정을 토해내며
초연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다행히 지친 땡벌인 아내의 마음이 느겨졌는지 남편 나름 노력의 흔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만 싶다. 같은 문제로 같은 상황과 같은 감정에 더 이상 노출되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
일례로 집에 박스 테이프가 없어서 차에 혹시 있냐고 물어보니 가져다 준다면서 하는 말이 아껴쓰란다. 애들 만들기 하느라 테이프를 많이 쓴다하니 만들지 말란다.
이게 말이야 방구야, 남편은 항상 이런 식이다.
반려견이 남편이 올때마다 짖으니 수술시키고 싶단다.(성대수술)
본인이 짖게 만드는 요인인건 생각도 안하고 거슬리면 다 해치우라 말하는 그 마음심보, 나는 그 심보가 너무도 거슬리고 싫다 너무너무너무 싫다.(물론 그렇게 할 사람도 아니고 말뿐이라는 건 알지만 난 그 말 자체를 혐오한다.)
어느날부터 그 말에 대한 반응을 바꿨다.
'아 본인한테 거슬리면 다 없애버리면 되는거구나, 아 너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왜 미쳐 몰랐을까?!'
남편의 속마음은 왜 나한테만 짖어? 그 짖음이 마치 자기를 공격하는 느낌이고 자기를 경멸이나 비난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는 건 그 사람의 성향상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강아지가 짖는건 단순히 편치 않은 사람이기에 방어차원에서 짖는다는 걸 그렇게 알려줘도 본인 스스로에게서 원인을 찾는 사람이 결코 아니니 매번 비슷한 상황에 똑같은 반응을 일삼는 걸 보는 내 입장은 정말 고개가 마구 도리도리될 정도로 소름끼친다.
얼마나 소름끼치게 그 사람이 싫어지는지 본인은 모를것이다. 오늘도 테이프 아껴쓰라는 말도 아닌 말을 하길래 '아 그렇게 아끼는 사람이 이것저것 필요하지도 않은걸 사다나르십니까? 테이프값이 제일 쌀거 같은데요?'
참고로 우리집 창고에는 요소수가 세통이나 쳐 박혀 있다.
한참 전에 요소수 대란에 온갖 생난리를 치며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세통이나 사다 나르신 분이다. 그때 당장 요소수가 필요치 않았고 그리고 여분으로 한통이면 될것을
세통이나 사러 여기저기 쓸데없이 버린 에너지에 대한 아까움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아파트에 호수쓸 일도 없건만 몇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호수를 들쳐메고 가져왔다.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 그 사람은 상관없다. 그냥 자기 기분에 꽂히면 그냥 들고온다.
매우 합리적인 내 성격에 안 맞기도 하지만 남편은 쓸데없는 것에 굉장히 후하며 또 과하다. 그 모든 과함을 처리해내야 하는건 고스란히 내 몫으로 남겨지니 그것 또한 문제다.
나는 너무도 잘 보이는 그 사람이 본인 스스로는 왜 그렇게 알지 못하는지 정말 환정할 정도로 너무 답답하다. 예전엔 그저 답답함에 내 감정만 쏟아내고 답답한 감정만 내비쳤다면
어찌됐던 같이 오래오래 살기 위해서는 (사실 내가 그 사람과 살아내기 위해서는)널 뜯어고치고 말겠다는 심보가 어느때보다 꽉 들어차있다.
제발 스스로를 알아라 하는 마음으로 그 사람의 행동과 말에 대한 것을 고스란히 재생 시키며 상기하게 만든다. 다행히 결과물이 나쁘지 않아 나는 지속적으로 공을 드릴 예정이다. 같이 잘 살아야 하니깐 말이다.
<당신, 힘들었겠다>
나는 자라면서 정서적인 부분이 전혀 충족이 되질 못한 환경이라 그 부분에 대한 결핍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남편마저도 정서적인 결핍과 애착문제까지 있는 사람이라는건 아이를 키우고 사는 동안 알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며 여러모로 미덥지 못한 부분, 문제가 있지만 그 문제가 무언지 정확하지 않은 채로 안개속을 걷는 기분으로 살다 심리학을 공부하며 그것이 근본적인 우리 두 사람 각자의 내면아이 문제라는 건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남편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며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빠다운 아빠, 남편다운 남편으로서 갖춰지길 오랜 시간 공을 드린듯 하다.
그 사람도 다 큰 성인인데 공을 드린다고 바뀌겠냐만은 남편 기질이 모르는 걸 알려주면 수용은 하는 편이고 감사하게 아내 말은 처음에는 거절(무조건 회피부터 하는 기질)해도 결국에는 들어주는 편이기에 나 스스로 평강공주같은 평정심만 유지하며 산다면 남편은 더 나은 사람이 될걸 안다.
혹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사는게 신기하다 의문이 드는 분이 계신다면... 우리 부부는 신앙을 가지고 있고 같이 믿음 생활을 하기에 종교적인 일치감이 부부사이에 큰 몫을 차지한다. 물론 신앙의 깊이가 사뭇 차이가 나긴 하지만 결혼 조건으로 제일 우선순위가 종교였기에 아직까지 붙어서 잘 살아내고 있다.
아내 입장에서 일일이 하나하나 가르치며 알려주는 일이 쉽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내는 남편이 알아서 기어(?)주길 원하지 굳이 아내의 피나는 노력은 일방적이다 느낄 수밖에 없다. 허나 단 한가지, 남편들은 모르는건 모른다. 알려줘야지 아는게 있다. 육아, 집안일 포함 결혼 생활 전반에 대한걸 알려줘야 하는게 문제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모른다는데... 알고 있은 똑똑한 아내 입장에서 가르칠 수밖에.
<당신, 힘들었겠다>
결혼 생활은 감정의 나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필 남자보다 여자가 감정에 대한 부분을 타고 났기에 알지 못하는 남자에게 먼저 감정적으로 다가서야 하는건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아내의 기술이라 본다.
우리 부부의 이야기가 도대체 언제까지 글감으로 활용될까 싶을 정도로 브런치에 부부이야기가 많은 편인데 위태로운듯 깨질듯 깨어지지 않는 우리 부부의 이야기가 또 다른 부부의 위로와 공감이 되었으면 한다.
사실 여자들은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라는게 가장 큰 위로가 될 때가 있다. 그래서 거침없이 우리 부부 이야기를 이곳에 까발리는 것이다.
안녕 사랑 안녕 행복도
부부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야 될 정도로 놀라운 일이 가능한 것이기에 지금 당장 헤어질듯 미워죽겠어도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으로 하나가 되기도 한다. 그 놀라운 무엇이 위태로운 부부를 유지케 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것만은 아니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