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어린이집 시절 만난 동네동생이 개인톡을 보내왔다.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를 키우는데 사춘기 시작인지 기싸움이 장난아니라며 상담(?)을 요청한 것이다. 나 역시 초등학교 4학년 여자인 둘째와 아침저녁으로 기싸움아닌 기싸움을 벌이고 있던 참이다.
아이들이 유치원시절 팀을 이루어 같이 부모교육을 받던 동네동생이라 지금까지 인연을 맺으며 주기적으로 만나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나를 만나는 사람 대부분은 육아 이야기보다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 편인데 이 동네동생과 같이 속해 있는 그룹에서는 육아이야기와 부동산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사실 난 육아이야기는 큰 재미가 없다. 아이셋을 키우기는 하지만 나로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엄마이다 보니 아이들 문제에 관해서는 내 문제만큼 깊진 않다. 아이들이 살아갈 방식은 곧 엄마가 살아가는 방식으로 배울 것이고 공부관련은 내가 직접 봐줄 수준이 안되서 학원으로 외주를 주고 내가 가장 잘하는 먹이고 마음 돌봐주고 애정을 주는 거 말고는 큰 무언가는 못한다. 할줄 알면 그 이상 하려나?
심지어 계절바뀔 때마다 아이들 옷 사다 입히는 걸 일이라 생각하며 어려워하는 것이 나라는 엄마다. 레슨을 하면서 여러 아이를 만나다 보면 어쩌면 그렇게 날씨에 맞춰서 계절에 맞춰서 아이들 옷을 탁탁 잘 입히시는지 그 엄마들의 재주가 부러울 정도다. 부럽지만 하진 않는다. 못하는 걸 하면서 억지를 부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옷을 안 입혀 보내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참고로 우리 아이들은 단벌신사들이다. 물론 나도 그렇고 남편은 더 그렇다.
못하는 걸 하려면 탈이 난다. 더군다나 못하는데 내가 하려고 해서가 아닌 남이 하니깐 혹은 남을 의식해서 하는 건 더 탈이 난다. 특히 육아관련해서 엄마들은 이 부분이 가장 골치아픈 일 중에 하나일거다. 저 아이는 하는데 우리 애는? 이러면서 말이다.
사실 엄마가 엄마 스스로 곧추서 있으면 그런건 문제도 아니다. 문제도 아닌 일에 문제인듯 판을 크게 벌리는 것이 엄마들의 주특기이자 가장 치명타 아닐까 싶다.
동네동생 개인톡에 상담요청인가 싶어 상담? 하니 육아만렙언니란다. 육아만렙이라... 그 그룹에서는 나는 보살이라 불린다. 내가 우리집에서 어떤지 안봐서 하는 얘기지 말이다. 물론 아이들 관련해서 이해와 수용의 폭이 넓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 온화하고 보살같은 넉넉함을 항상 부리는 것은 아닌다. 엄마도 사람인데 말이다. 세상 온화하고 보살같은 엄마는 세상에 과연 있으려나?
아무튼 그 동네동생의 카톡으로 내 마음에 글감이 탁 떠오르며 제목까지도 지어졌다. 바로 <육아만렙언니가 들려주는 육아이야기>라고 말이다. 나는 아이들 관련해서보다는 남편이나 친정엄마 혹은 나의 관련된 글이 주를 이루는데 아이들 글을 쓰고싶어진거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위안삼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있는 그대로 날것의 육아 이야기 시리즈로 이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