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진주서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주 Nov 07. 2023

진주서평 원래 어른이 이렇게 힘든 건가요 김종원




김종원 작가님은 <부모 인문학 수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작가님의 책을 즐겨보고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고 인스타 팔로우도 했었는데 어느순간 개인적인 호기심이 발동하며 물음표가 생겼답니다. 그 물음표에 대한 답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지만 지극히 사적인 입장에서 옹호만 하게는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답니다. 


그러다 이 책은 인스타에서 자주 접하게 되었는데 마침 도서관 신작코너에서 마주치고 제목이 참 유치하다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대출을 해서 가져왔습니다. 마침 어른으로 사는 것에 대한 씁쓸함에 마음 한켠이 시렸거든요. 제 마음이 이 책에 이끌리도록 했던 걸까요?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진실한 언어로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
자신의 이유로 사는 사람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자신의 이유를 가지고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며 사람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한마디로 자신을 아는 힘으로 자신만의 삶을 구축해갈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이 아닐까요? 한편으로는 어른이 되어서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어른으로서 살아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성인이 되어 자유의 몸이 된 만큼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을 결연한 의지로 지지 않아도 그저그렇게 물 흘러가듯 살아가는 어른도 분명 있으니깐요. 그런 어른은 어른이 아닌걸까요? 대단히 어른스러운 어른도 필요하지만 자기 삶을 그저 살아내는 어른도 있기에 그런 어른도 그 삶을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어느누가 고고한 삶을 살고 싶지 않을까요? 그 고고함을 알지 못한채 저 밑바닥만 보며 살 수밖에 없는 어른의 삶도 어떤 기준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른으로서 어떤 삶을 추구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개인의 몫이고 개인의 의지입니다. 그 삶에 대해서 스스로 최선의 삶이라 여기며 자기 삶에 대한 자부와 긍정으로 해석하면 그만입니다. 그렇게 살기에 너도 그렇게 살아야 하고 우리는 그런 삶에 도달해야 한다 자랑스레 여기지만 않으면 말입니다. 삶은 말이 아닌 살아가는 태도로서 영향을 미칩니다. 구지 이렇게 살아라, 이렇게 해야한다 하지 않아도 어른다운 어른의 삶을 바라보게 되는 거 만으로도 충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입니다. 



어른으로서의 삶은 자신이 어른다운 삶을 이루기 위해 절제하고 애쓰고 가꿔나가는 거 만큼 다른이의 삶도 그럴거라 여기는 유연성과 너른 품입니다. 삶은 살아갈수록 자랑할 것이 없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삶을 어설프게 살아갈 때 오히려 그 삶에 대한 소란이 자기 입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채워지지 않은 어설픔이 자기 자랑의 숨결로 입에서 흘러나가게 되는 것이죠. 




언제나 삶이 그 사람의 답이다




사람이 저마다 다르듯이 그 삶에 대한 답도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환경과 처지, 그리고 기질 더나아가 각자 지니고 있는 의지의 분량마저도 다르기에 어떠한 삶도 비교선상에 있을 수 없습니다. 각자 살아가는 삶에 대한 최선과 최악이 있을 뿐입니다. 



제가 이 책을 고른 연유가 어른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씁씁함이라고 했었는데 오늘 그 씁쓸함에 대한 이유를 정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위한 시간과 나를 위한 일을 하고 싶은데 아이셋 딸린 주제에 자꾸만 곁길로 빠지려고 하는 제 자신에 대한 부족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로서 살아내지 못하는 여러가지 요소에 대한  자기합리화가 오히려 저를 더 억압시키는 꼴이 된 것이죠.



이거 해야 되는데, 저거 해야 되는데, 난 이거 하고 싶은데 이러면서 말입니다. 애초의 나와 관련한 모든 것이 나로 비롯되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우선순위는 있을지언정 탓을 하는 마음은 생기지 않지 않을까요? 나로 인해 파생된 것(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한)이 나의 총합이라는 것을 수긍하고 인정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어른으로서의 처신이 그렇게 무겁게만은 느껴지지 않을텐데 내가 아닌 누구때문에 누굴 위해서 무엇때문에라는 인식에 사로잡히니 자꾸만 어른으로서의 삶이 충분하지 않고 해야할 것만 투성인양 투정을 부리게 되었습니다. 



제목만 보고는 어른의 삶에 대한 위로와 응원이라 여겼지만 결국 충분한 어른으로 살기위한 필요조건을 제시하는 자기개발서였구나 싶습니다.  오히려 역으로 너무도 자기개발에만 매진했던 저에게는 어른으로서의 조건을 채우기 위해 상실되거나 불충분해지는 엄마나 아내, 딸로서의 자리에 대해서는 치부하면서 말입니다. 



어른으로서의 삶을 잘 살아내는 건 나 자신 그리고 내 위치에 대한 정확한 확신과 인식이 필요합니다. 내 위치를 안다는 것은 나만 고집하겠다는 이기심이나 개인주의가 아닌 내 공통분모안에 있는 관계에서의 내 위치에 대한 포용과 수용 그리고 그 위치에 걸맞는 행동까지도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나로서 완전해지는 것이 곧 나이고 나의 이야기가 되고 나의 서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 서사의 뒤안길에 서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으로 살아가는 이유가 분명해야 합니다.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만 고집하며 사는 것은 결국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뒤안길에 자리를 내어주는 것을 예고합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자신을 자신으로 살아가게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질문과 답을 용을 쓰며 찾아내어 자꾸만 뒤돌아서려 하는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어른으로서의 삶이자 어른으로 자라는 과정입니다.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렵고 삶이 살아갈수록 고달픈 것은 아마도 자꾸만 자기를 잃고 자기중심을 잡지 못해 흔들리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역시 개인적 이기로 말미암아 되려 자신의 중심축이 흔들리게 되니 괜히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푸념과 투정이 저에게 닥친 어른으로서의 현실을 자꾸만 외면하고 싶어했던 것입니다. 



어른이 되는 것은 현실을 마주할 용기이자 그 두려움을 기꺼이 받아내겠다는 포부입니다. 한번 용기낸 마음은 두번세번 이어지고 작은 용기에서 큰 용기로 옮겨가며 그렇게 나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어른으로서의 품을 너르게도 하며 두려움에 대한 내성도 생기게 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른의 삶을 두려워하는 것은 어른으로서 자라지 않겠다는 자기 변명내지 자아확립에 대한 거부입니다. 어른으로 온전하게 살아내기 위해서는 변명이 아닌 실행이자 나 자신과 끊임없이 마주하는 대질을 통해서 스스로의 답을 찾겠다는 투쟁에 가깝습니다. 



오늘도 어른으로서 나의 위치를 확인하며 내가 해야할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 사이에 조율을 통해 하루만큼의 성장을 이루어 냅니다. 



사뭇 책의 내용과는 다른 결의 이야기로 서평을 풀어나갔지만 적용면에서는 저에게 오히려 맞는 방향인듯 합니다.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내용을 자기만의 서사로 풀어내는 것이 진주서평이니 말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진주서평 라이징스트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