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딸 걱정 좀 해봐.

by 진주

얼마전 남편이 담석증 수술을 하고 친정엄마는 사위 맛있는거 사먹이라며 봉투를 주셨다. 정확한 액수를 남편에게 전달하지는 않고 남편 좋아하는 과일 한번, 그리고 회 한번 사주고 엄마가 주신 돈으로 사준거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끝맺음을 했다.


남편은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 수술을 하니 맛있는 거 사먹으라 건내는 교회 주변분들에게도 어정쩡함을 유지하며 거절부터 하는 사람이다. 겸손에서 오는 거절이 아닌 받아보지 않은 호의가 불편한 사람이다.


그래서 정확한 액수를 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중학교에 입학하는 둘째 필요한 것들 사라고 함께 주신 돈이라 사실 액수의 경계도 애매하니 남편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마음 전달하는 것으로 정작 돈봉투의 소유는 내 것이 되고 만다. 물론 교회 주변분들이 주신 봉투도 내 선에서 해결되고 감사의 마음은 남편이 직접 전달할 것을 이야기했다.


받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 나와 받는 것을 무척이나 불편해하는 남편은 이렇듯 관계 맺음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 그래서일까? 되려 챙김을 받고 되려 사랑을 받는 건 남편이다.


이번 수술로 인해 친정엄마와 주변인의 태도만 보아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교회 주변분들은 남편이 어쩜 저렇게 사람이 좋으냐며 나에게 남편에게 잘해주라 당부의 말을 하고 내 엄마인 친정엄마조차도 조서방이 짠하다며 나에게 계속 이야길 하신다.


한달전인가 엄마와의 통화에서 엄마는 조서방이 짠하다 잘해줘라 하시는 소리에 내 마음은 서운함으로 스크래치가 났다. 사실 그 이후로 엄마에게 전화를 안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다 오늘 교회에서 야유회를 다녀온 엄마에게 안부전화나 해야지 했다가 조서방은 어떠냐? 조서방 잘챙겨라 하시는 말씀에 대뜸 "엄마, 딸이나 걱정 좀 해봐." 한소리 날렸다.


쌓이고 쌓인 서운함이 더 쌓이지 않도록 내뱉어 버린 것이다. 그 한마디에 속이 얼마나 후련한지... 그 한마디가 어려워서 서운함을 껴안고 있었나보다 싶다.


아파도 티를 안내고 그저 참는게 벼슬이려니 하는 나와 별 수술 아닌데도 수술을 한다며 입방정부터 떠는 남편은 그렇게 챙김을 받고 그저 참는 나는 내 몸은 내가 챙겨야지 누가 알아줘 하는 마음만 생긴다.


다른이도 아닌 엄마까지 그래버리니 참고 사는 나는 더 이상 참을 이유가 없어진다. 참고 살아서 알아주는 이 없던 친정엄마지만 딸이 참고 사는 것에 대해서조차 무신경 하시니 성격상 티는 못 내고 그냥 내 몸이나 아끼자 싶다.


무릎이 아프고나니 평생 무릎이 아팠던 친정엄마가 생각났지만 엄마의 아픔과 딸의 아픔은 어긋날뿐이다. 그저 안쓰러운 사위만 보이는 엄마라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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