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해가 안된다

by 진주

"난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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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려노 노력은 해 봤니?'


남편이 자주하는 말이다. 이해가 안된다고... 그 이해가 안되는 남편이 더 이해가 안되서 속이 타버릴 지경이지만 불현듯 한마디가 스치고 지나간다.


'이해하려고 해봤니? 이해하려고 노력이란 걸 해 본 적은 있니?'


소름끼치도록 놀라운건 남편과 기질이 닮은 둘째도 '이해가 안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는 것!


사고와 인지가 본인 위주로만 돌아가는 아빠와 딸은 자주 이해가 안되는 상황에 대해서 단언을 해버린다.


"난 도대체가 이해가 안된다."


세상만사 저절로 이해가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이해가 안되서 이해를 해보려고 자기 중심이 아닌 사고를 해야한다는 걸 아빠와 딸은 사는 동안 과연 알 수 있을까?


내 이해의 폭이 다각도로 넓어진 건 이해가 안된다 말하는 부녀를 이해하려 부단히 노력한 결과이다. 과연 부녀는 내 속을 알기나 할까?


이해는 곧 사랑이자 내 것을 고집만 하지는 않겠다는 다짐이자 의지이다. 내 것을 고집한 채로 이해를 통한 사랑은 절대 불가능하다. 사랑하는 척은 할 수 있겠지, 혹은 사랑한다고 착각하겠지.


이해의 문제는 곧 삶에 대한 수용이자 포용이다. 이해되지 않고 이해할 수 없을수록 상대에게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 치고받는 폭력이 아니다. 불이해하므로 행사하게 되는 폭력은 여린 마음에 망치질을 하는 것이고 따뜻한 심장에 얼음을 들이붓는 겪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자에게 대어줄 더 이상의 따뜻한 심장은 없다. 얼음장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내 심장과 마음을 돌처럼 만드는 방법밖에는...


문득 왜 남편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난 냉정해지고 차가워질까 싶었는데 내 심장이 얼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와 함께 있는 순간 냉각해 버린다는 것을 어제 비로소 느꼈다.


다정한 부부이고 싶어서 남편이 오기전부터 다정한 아내로 시물레이션을 아무리 10년 이상 돌려도 되지 않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사람 앞에서 내 심장은 지켜져야만 한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사랑이 얼마나 상대의 가슴을 냉혹하게 만드는 지 과연 사는 동안 깨닫는 날이 올까? 그나마 다행이라면 딸은 자식이라 그런지 얼었던 내 심장을 녹이게도 만들어내니, 내 속에서 나온 것이 분명한가보다.


또 다시 "이해가 안된다."라는 그 앞에서 당당하게 말하리!


"이해하려고 노력은 해봤니? 이해하려고 애써봤니? 이해하려고 너의 가슴을 쥐어뜯어봤니?"


단 한번도 이해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그 입 다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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