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중인 부모커뮤니티 '모나리자'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감사일기>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내 기질은 감사보다는 아직 채우지 못한 부분에 대한 기대와 불만족이 공존하기에 감사나 행복이 오래 머물지 않고 곧 채워져야 할 그 무언가에 대한 열망으로 삶을 꾸려가는 편이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몰라서라기 보다는 그 가지고 있는 것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최상위로 올리는 것에 관심이 많고 그것으로 성취감을 느낀다.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최상위로 끌어내는 건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거 같다. 다만 그것으로 인해 너무 애쓰고 고달프지만 않다면 말이다. 이것 역시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감사할 한 부분이다. 끊임없이 노력하며 채우려는 의지는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감사일기를 쓰면서 하루 종일 감사거리를 찾게 된다. 감사거리가 없어서 뭘 쓰지 하다가도 그것 역시 감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내 일상이 자연스럽게 잘 굴러가고 있다는 증거이니 말이다. 별 볼일 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잔잔할 때 감사가 충만한 순간이라는 건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고 폭풍 같은 한 때를 지내고 봐야지만 그것이 감사였음을 알 수 있다. 오늘 늦은 점심으로 떡국을 준비하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떡국을 맛있게 먹는 모습 속에서 감사가 그려졌다. 설명할 수 없는 충만함이 그 순간 우리 집을 채우고 있는 느낌에 이게 행복이고 이것이 진짜 감사구나 싶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 한해 감사거리를 적어보면 좋을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재작년 코로나로 인해 희망고문 아닌 희망고문으로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며 더 이상 상황에 희망을 거는 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올해는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보았다. 유튜브도 시작하고 브런치도 재도전해서 작가가 되었고 얼마 전에는 브런치 북도 발간해서 브런치 북에도 응모해 보았다.
또한 올 한 해가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한 해가 아닌가 싶다. 코로나로 인해 제한적으로 등교를 하는 아이들을 돌보며 내가 집에서 할 수 있는 건 밥 차려주는 일과 책 읽기였다.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라는 상환은 내 주어진 환경에 맞춰 나 스스로 최적화의 루틴을 만들어 냈다. 내면을 탐색할 시간도 많았고 책을 통해 여러 가지 해답을 얻었기에 내적인 성장이 참 많이 이루어진 한 해라고도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이것저것 다 쑤셔 넣은 꼴인데 지금 보면 이것저것 쑤셔 넣은 것들이 나를 성장하고 키워낸 듯싶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내 모든 것이 충만하다. 지금 이대로 쭉 살고 싶을 만큼...
분명 내 인생은 또 다른 국면의 시기를 맞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인생이 날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 내가 인생을 만들어 가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임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 감사는 주어지는 것이 아닌 찾고 구하는 것이다. 오늘 당신은 어떤 감사거리를 찾았는가?
세상에 당연한 건 없어요
감사란 아주 작은 것부터 하는 거래요
감사란 하는 것이 아니라 찾는 거래요
우리 주변에서부터 감사한 일을 찾아보아요
그림책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