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올림
며칠 전 지역 카페에서 꽃 배송 정보를 보고 평소 대비 고민하지 않고 결제를 했다. 소비에 있어서 과한 절제와 합리성을 매우 중시하는지라 필요하지 않고 참을 수 있는 건 절대 사지 않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요즘 소비 패턴을 바꾸는 중이다. 대부분 절제하지 못해서 고민이겠지만 난 반대로 지르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었다. 질러도 되고 지름으로서 내적 욕구가 해갈되는 부분도 분명 있을 터인데 소비에 있어 왜 항상 절제가 먼저 앞설까?
삶의 모든 부분에 있어 나는 절제와 통제를 일삼는다. 특히나 아이 셋을 키우며 절제와 통제는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기도 하다. 더불어 절제와 통제라고는 틈을 주지 않는 남자(내 브런치 글 전반이 기승전 남편 트집처럼 보일 테지만 내 글의 요지는 그 사람과 나의 특징을 대비해서 적을 뿐이다)와 살기 때문에 결혼 이후 나는 제약된 삶을 내 몸에 맞추었다. 틀을 만들고 내 선에서 모든 것이 통제되어야지만 내 불안을 다스릴 수 있었던 거다. 몸과 영혼이 자유로운 남자와 살아 내기 위한 생존 전략이 되어버린 거다.
살면 살수록 그 통제로 인해 외, 내적 욕구가 해갈되지 못함을 자주 마주하며 그 방편으로 가장 쉬운 접근인 소비에 대한 패턴을 바꾸는 중이다. 참아야 될 거 같아서 참는 것과 스스로 참고자 마음먹고 참는 건 같아 보이지만 심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대부분 참아야 할거 같아서 참은 소비가 대부분이 었기에 그 부분을 과감히 벗어던져 보려는 것이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꽃 정보를 보고 마음이 동했지만 이 추운 날씨에 꽃 배송이 제대로 될까부터 결제하는 번거로움까지 고민의 터널을 스포츠카의 최대 속도처럼 지나쳐버리고 바로 결제 완료를 했다. 신속 결제에 대한 결단력이 오늘에서야 그 빛을 보여준다.
영하의 날씨에 보일러가 갑자기 고장 나고 아침에 기사님 오셔서 보일러 교체만이 답이라고 하신다. 하필 다음날이 주말이라 다음 주 월요일이나 가능하다는 말까지... 오 마이 갓! 이 추위에 보일러도 없이 어떻게 지내지? 친정이 코앞이라 아이들만 보낼까 싶은데 차라리 추위를 선택하겠다며 거부를 한다. 추위를 크게 타지는 않아서 견뎌볼까 싶지만 아이들이 혹여나 감기에 걸릴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실내 온도는 점점 내려가고 신속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불현듯 난방기기를 사러 가야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당일 배송이 가능한 이마트몰이 떠올라 검색 후 결제를 완료했다. (막상 결제 직전 고민한 건 안 비밀이다. 우선은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선택의 폭이 크고 다음날이면 배송되는 쿠팡에서 구입하고 하루 정도는 참을까 등의 고민) 역시나 나름 신속하고 스마크한 선택에 만족하고 배송만을 기다리는데 배송시간이 되어 품절 문자가 온다. 두 번째 오 마이 갓!
세상 예민이라 내 틀 안에 있어야지 안정감을 누리는데 지금 돌아가는 꼴이 나의 마음을 출렁이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에게 다독여본다. 어찌할 수 없는 일에 골머리 앓지 말자. 다른 대안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우선은 당장 저 밑바닥을 치고 있는 내 마음을 안정시키고픈 마음이 동했다. 나를 끌어올릴만한 것으로 기분 전환이 가장 급선무였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괜스레 아이들에게 그 마음이 곱지 않게 전달되기도 하고 불편한 마음에 우왕좌왕 더 깊은 바닥을 뚫을 테니 말이다. 이럴 때 나에게 가장 효과 좋은 방법은 당장 해야 할 일에 매진하는 것. 그건 대부분 집안일이고 말이다.
춘천에서 거금 주고 산 앞치마를 호기롭게 입고 열심히 집안일을 시작한다. 추워서 집안일은 싫은데 앞치마가 주는 묘한 치얼업으로 어느 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해야 될 일을 하나씩 처리한다.
마음의 천국과 지옥은 곧 그 마음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나는 과감하게 지옥을 물리치고 천국의 마음을 선택했다. 지옥을 선택하는 데에는 핑계가 필요하고 천국을 선택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나중에 후회할 핑계보다는 차라리 용기가 쉽다. 수만 번의 핑계를 통해 터득한 용기이다. 용기는 낸다고 내어지는 것이 아니다. 용기 앞에 무너지는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그것들이 나를 덮칠 때 그제야 용기 낼 마음이 생긴다. 마음이 생긴다고 해서 용기가 내어지는 것도 아니다. 용기는 곧 실행으로 옮겨야지 진짜 용기가 되는 것이다.
내 마음은 누가 먹어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책임져 주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것이 마음이라는 것이다. 그 마음을 먹느냐 안 먹느냐로 주체적인 인간이 되는지 안되는지 여부가 갈린다. 나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으로서 용기 앞에 굴복하기보다는 그 용기를 업 삼아 내 삶을 가꿔나간다.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 그 마음의 주인은 누구인가?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2월부터 미라클 모닝 중이에요. 다행히 5일째 무사히 건너오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침에 글도 올리게 되니 미라클 모닝 맞네요. 미라클 모닝으로 인한 효과(?)에 대한 글도 조만간 올리게요. 아직 5일밖에 안돼서 뭐라 떠들 자격은 없지만, 다만 별거 있겠어?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5일 지나고 나니 별거 있을 수도 있게다 싶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