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땡큐베리 Jan 01. 2024

엄마, 미안해!

회복탄력성의 비밀

“엄마미안해

이번에 많이 떨어질것같아”

.

.

큰아들의 메시지였다.

“뭐가 미안해. 공부한 건 찬이 너잖아. 엄마는 괜찮아.

기대했을 텐데...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아들의 메시지를 보자마자 아이에게 답장을 했다.

곧바로 수업시간이 되어 일을 시작했고, 카카오톡 숫자 1은 지워지지 않았다.

‘시험도 끝났는데, 왜 안 읽는 거지?’

가볍게 생각하며 그다음 스케줄을 이어갔다.

2시간이 지나고도 지워지지 않는 숫자 1을 보면서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는데...

 왜 이런 문자를 보낸 걸까?


시험기간 동안 아이와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 봤다.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고개를 저어봐도 계속해서 나쁜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나의 나쁜 생각 날개는 날개를 흔들다 못해 강하게 펄럭이기 시작했다.

이 날개는 꺾어야 하는 날개다. 이대로 날아가면 안 된다.


생각을 멈추기 위해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자기야. 혹시 아들 전화 왔어?”

“아니. 왜?”

“나한테 미안하다고 메시지가 왔는데... 그 뒤로는 연락이 안 돼서...”

“피곤해서 자나 보지”

“그런가? 알겠어. 더 기다려 봐야겠네”

피곤해서 자는 거 일수도 있다는 남편의 말을 들으면서 나쁜 생각 날개가 한쪽은 접혔다.

그래도 나머지 한쪽은 펄럭이고 있었기에 다시 또 통화버튼을 눌렀다.


“......헉....헉....엄마!”

“응. 아들~ 왜 연락이 안 된 거야?”

“친구들이랑 축구했어~”

“그랬어? 미안하다 문자 보내놓고 연락 안 되니까 걱정했잖아.”

“축구하느라 못 봤어. 미안해”

“아냐. 괜찮아. 이따 통화하자. 축구 조심히 하구....”

전화를 끊고 나니 심각하게 날갯짓하던 나쁜 생각은 방향을 틀었다.


‘시험 못 봤다고 미안하다고 해놓고선 축구하는 건 뭐야? 짜식! 회복탄력성 하나는 끝내주네’

내가 갖지 못한 걸 갖고 있는 아이에게 고마웠다.

기회가 되면 물어봐야지!

“아들아! 네 회복탄력성의 비밀은 뭐니?”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 괜찮은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