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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Nov 27. 2022

행복을 부르는 마음의 소리

바라는 것이 있다는 건 행복해지고 싶다는 것.

/내가 요즘 이러이러한 일들 때문에 하고 싶었던 일을 못하고 있어'


우리는 이런 말을 자주 내뱉는다. 나 역시 입에 붙은 말 중 하나가 이 말인 듯하다.


장애를 핑계로, 아이들의 문제와 시간적 여유, 장소의 불만 등 여러 가지의 핑곗거리를 만들어 할 수 없는 일로 만든다.


그러나 정말 그게 하고 싶었던 일이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다.




어릴  무척 가난했다. 일 년마다 이사를 했고 이사한 집은 날이 갈수록 허름해졌다. 작은 방 한 칸이 전부였다. 부엌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뒤편에 작은 싱크대와 씻을 수 있는 스가 달있었고, 그 아래에는 커다란 대야와 바가지가 있었다.


시골에 사는 것도 아니고 도시 한가운데 살고 있었지만 우리 집은 시골의 작은 오두막집 같았다.



어린 마음속에 작은 소망이 생겼다. 으리으리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내 방하나 생겼으면 하는 것이다.


그 뒤로 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 그림은 풍경이나 캐릭터 같은 것이 아닌 그저 내방을 그리는 것이


작은 네모를 그리고 방문과 창문, 그리고 침대와 책상, 장롱을 그려 넣었다. 너무나 단순하고 별거  그림인데 나는 이것을 그리면서 설렘과 행복감을 느꼈다. 상상하고 또 상상하며 그림을 그렸지만 항상 같은 모습의 평면도 일 뿐이었다.


나는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매일같이 그림으로 행동에 옮긴 것이다.




지금의 나는 가난하지도 않고 내방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없다. 내방이 따로 생긴다고 행복해질 것 같지는 않다. 지금은 또 다른 소망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매일 같이 떠오르지만 여러 가지 핑곗거리를 만들어 할 수 없는 일로 만들곤 한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은 항상 있지만 그 일이 결국은 행복해지고 싶은 욕구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어린 시절의 나는 할 수 있는 선에서 내방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꼈고 지금까지도 그 애틋함을 기억한다.


그때 그렸던 그림이 현실의 내 방은 아니었지만 나는 행복했다. 모든 소망이 목적지에 도달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한 발짝만 나와서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길울여 보자. 행복이 그리 멀리 있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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