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어른만 있어도 아이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한 명의 어른만 있어도 아이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p.57) 김봄의 산문집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의 문장이다. 이 구절은 저자의 어머니가 자신의 선택과 결정을 늘 믿고 지지해주던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 후, 교수로 학생들을 대할 때도 어떤 종류가 되었든 믿음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로 가르친다고 한다.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아기오리》의 엄마 오리 역시 그 믿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른 형제들과 달리 못난 아기오리는 미움받기 십상이었다.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위 아줌마는 흉을 보았고, 닭 아줌마도 면박을 주었다. 염소 아저씨를 비롯한 농장 식구들은 미운 아기오리를 따돌리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엄마 오리는 그들을 향해 "왜요? 얼마나 씩씩한 우리 아기오리인데요." 하며 줄곧 아기오리를 감싸주었다. 아기오리가 외롭고 슬픈 마음이 들 때마다 엄마 오리는 헤엄을 잘 치는 아기오리를 칭찬하며 품어 주었다.
결국 아기오리는 농장 식구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해 떠나게 되었지만, 엄마 오리의 따듯한 격려만큼은 늘 가슴속에 남아 있었다. 추운 겨울을 홀로 쓸쓸히 보내면서도 자신에게 늘 표현한 엄마 오리의 믿음으로 미운 아기오리는 꿈에 다가갈 수 있었다. 떼 지어 비행하던 백조 무리를 보며 언젠가 자신도 저렇게 아름답게 날아보고 싶다는 그 꿈을 말이다. 마침내 혹독한 겨울 끝에 아기오리는 우아한 백조로 성장해 있었다.
나는 우리가 다음 세대인 아이들에게 《미운 아기오리》의 엄마 오리와 같은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기준과 조금 다르더라도 그 아이가 가진 내면의 힘을 믿어줄 그런 어른으로 말이다. 어른이란 것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아이에게 가르쳐주는 역할보다 그 어느 아이라도 성장할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둥 같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아직 어른이라고 스스로를 말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그런 마음은 지니고 살아야겠다. 그 아이의 존재만으로도 존중해줄 수 있는 그런 어른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