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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방 Jun 23. 2024

생각 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이번 주제는 누가 낼래?”

“나! 행복에 대하여!“


아니... 진짜 주제 이렇게 어렵게 할 거야...?




행복, 행복이란 무엇일까?

이번 글쓰기는 ‘행복’을 정의 내리려 하기보다는 ‘내가 어떻게 해야 행복할까?’에 대해 고민해 보기로 했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지만 행복이란 건 지극히 주관적이기에 달성해 가는 과정과 행위는 모두 다를 테니까.



행복은 불행의 요소가 없는 것

나의 글쓰기 프로젝트에 흥미를 보인 지혜언니가 이번 주제가 무엇인지 물었다.


“이번 주제는 뭐야?”

“행복이란 무엇인가!”

불행한 것이 없으면 행복 아냐?

불행의 요소가 없는 것이 행복이라고?

이 말을 듣자마자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데? 한번 구체적으로 얘기해 봐.”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

아니,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 정유정 <완전한 행복>



매우 소름끼치는 구절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무아의 상태에서 행복이라는 감정을 더해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완전한 행복을 가진 내가 불행이라는 외부 요소를 제거한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이미 행복한 사람인데 불행의 가능성들로 인해 완벽하고 온전한 행복을 누리지 못해 불행하다고 여기는 걸까?


그렇다면 나의 불행의 요소와 가능성은 무엇인지 한참을 고민해 보았다. 어떤 개념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인생에 고통의 순간들은 늘 함께했지만 이를 불행하다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지나갈 고난의 순간으로 넘겨왔다. 불행의 요소를 제거해 가는 방법으로는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행복은 기쁨의 총체



그렇다면 나는 언제 행복할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기쁨의 순간이 켜켜이 쌓일 때’였다. 행복은 이러한 기쁨이 모인 하나의 집합체처럼 느껴졌다. 기쁨의 편린들이 모여 하나의 총체를 이룰 때 행복이 되는 것이 아닐까.


(사진출처 pinterest)


예컨대 나는 하루의 루틴을 잘 지키며 하루를 마감할 때 기쁨을 느낀다. ‘나 오늘도 잘 살아냈구나!’하는 벅찬 기분이 느껴지는데, 이러한 기쁨의 날들이 쌓여 1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날 때 내 삶이 행복을 향해 가고 있단 사실을 깨닫는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가뿐할 때,

빨래를 마친 옷에서 좋은 냄새가 날 때,

하루를 시작하기 전 커피를 내려마시는 순간,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

자주 가던 길에 예쁜 꽃이 피어있을 때,

유난히 보름달이 밝은 밤하늘을 발견했을 때.


나열하자면 정말 많은 사소하고도 소소한 순간들이 나를 지나쳐 간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닌가 보다.



온전히 나를 살아요.


나는 요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떤 순간에 기쁨을 느끼는지, 그리고 기쁨의 순간을 어떻게 누리고 사는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나답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

(사진출처 pinterest)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고 있다. 유행이나 대세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좋아하고 내가 원하는 일로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있다.

자기다움을 유지할 때, 온전히 나를 살아낼 때,

​사람들은 비로소 행복을 느끼는 게 아닐까?


​오늘의 글은 이만 마치고 친구들의 글을 기다려야겠다.




​나방의 글을 읽은 친구들의 생각


리솜 : 기쁨의 편린들이 모여 하나의 총체를 이룬다는 표현이 참 좋다. 앞으로도 계속될 너의 온전한 자기다움을 응원하게 되는 글이야.


첫 시작이 내 시선과 정반대어서 놀랐어! 그다음의 행복의 정의(=기쁨)에 대해서는 나의 정의와 비슷해서 또 놀랐고, (다르다면 너는 쌓여가는 것, 나는 쌓이는 순간 그 자체를 포인트로 잡은 듯?!) 그리고 마지막에 온전히 살아간다는 순간에는 글을 보는 순간 왠지 마음이 평온해졌어.

나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관점들이 뭔가 특별하게 와닿는구나!! 오늘의 나방다움을 응원합니다요.


나방 : 동일한 개념이나 현상을 보더라도 모두 생각하는 게 다 다르다는 게 정말 놀랍지?  나는 축적의 개념이었는데, 너는 찰나의 순간이라고 한 게 나도 정말 놀라웠어. 그리고 첫 번째 글에서도 느꼈지만 네 글은 뭔가 논문 보는 느낌이 있어. 첫 글에서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읽었던 게 떠올랐음!


리솜 : 세상에, 논문이라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다! 사랑의 기술 예전에 본 적 있는데 네가 어떤 느낌 말하는지 얼핏 알 거 같기도 하면서도, 어떤 포인트에서 그렇게 느꼈는지 궁금하구나. 뭔가 신기하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




레삐 :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는 게 나랑 똑같은 관점이라 신기하고 반가웠어. 나도 생각해 보면 너처럼 하루를 온전히 내 계획대로 살아갔을 때 또 행복을 느끼고, 일상 작은 거 하나하나에서 행복을 느꼈던 것 같아. 글로써 너를 알게 되고, 또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아.

네 글을 읽으면 너의 생각을 따라갈 수 있어서 재밌고, 또 그 따라가는 길이 네 글솜씨 덕분에 매끄럽다는 느낌을 무척 많이 받는데, 오늘 글도 역시 그렇다. 고마워, 오늘도 좋은 글 읽을 수 있게 해 줘서.


나방 : 나도 너와 생각이 같아서 너무 반가웠어! 같은 생각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글을 올리고 나면 뭔가 이상한 거 같고 다른 친구들 글 보고 오면 괜히 창피해지고 그러는데 이렇게 따뜻한 칭찬의 한마디가 나를 춤추게 한다!




오이미 : 이 글을 읽으면서 네가 인생을 스스로 원하는 대로 잘 끌고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지고 있는 사람의 어떤 여유로움이랄까 그런 것도 느껴졌고. 외부에 잘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 보여. 그 과정이 그저 쉽게 얻어지지 않았을 거라는 게 또 대견하기도 하다!

그리고 질문하는 형태가 많아서 그런지 소통하고 확장하는 느낌이 무척 좋아. 너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일방적으로 전한다기보다는 광장으로 그 주제를 끌어내는 느낌이란 말이지. 풍성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나방의 글, 아주 애정함!


나방 : 나는 다시 내 글을 읽다 보니 너무 물음표를 남발한 느낌이 들어서 좀 자제해야겠단 생각을 했는데!

20대의 난 조급했고 순간순간이 고되고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었는데, 30대가 되고 나서는 똑같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중심이 잡혀 가고 있단 걸 내 스스로도 느끼는 거 같아. 그래서 나름의 여유로움이 생긴 것 같은데 이제 주변에서도 알아차리는 거 같아. 뭔가 신기하네!


오이미 : 너의 성장과정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켱니 : 넌 참 자신의 삶에 대해서 주도적으로 산다는 게 느껴져. 너랑 대화를 하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글에서도 삶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달까? 지금도 이렇게 단단한 네가 앞으로 남은 30대, 40대, 50대를 지나면 얼마나 더 멋진 사람이 되어있을까 싶어


나방 : 악플을 달러 온다는 켱니는 어디 갔나요. 내 스스로 떳떳하고 싶어서 마주하는 내 삶을 열심히 살아내려 하는데 그게 나이가 들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나 봐. 친구들이 다들 이렇게 평가해 주는 거 보니 나 잘 살고 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또 행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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