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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부스터 Oct 26. 2024

금주 다이어리 Day 10

2 자릿수 진입.

아이도 한 자릿수 나이랑 두 자릿수 나이는 다른 대우를 받는다. 왜냐면 이젠 10대니깐

나의 금주일도 초라해 보이는 한 자릿수에서 드디어 두 자릿수를 넘기고 있다.


어제에 이어 버크만 디브리핑의 여운이 남아있다. 난 신체에너지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 욕구점수는 낮다. 재충전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게 바닥나면 그냥 소진 돼버린다. 이건 야근을 한 다음날 쉽게 충전이 잘 안 된다.

이번주는 여러모로 에너지를 많이 쓴 거 같다. 주말에 휴식을 충분히 해서 다음주를 준비해야겠다.

(미리 알고 대비하기. 버크만 진단 디브리핑의 효과)

그래서 오늘은 씻기도 마냥 귀찮고, 그냥 누워서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다 자고 싶은 욕구가 강했지만, 매일 금주 기록하기는 나와의 약속이기에 몸을 일으켜 태블릿 앞에 앉는다. 사실 금주를 시작하면서 함께 시작한 무언가를 한번 미루기 시작하면 필요 이상으로 미루는 습관은 결국 뭐 이렇게 된 거! 한잔 마실까?

그게 운동이었으면 운동 하루 미루고 이틀 미루고.. 3일째는 술 한잔 할까? 그게 다시 시작이었으니깐

잘 아니깐 잘 대비해야지!


운동도 비슷하다. 운동의 최대 고비는 마음을 먹는 것, 그 보다 더 어려운 건 헬스장, 개천 앞까지 나가는 거다.

막상 하고 나면 너무 개운하고, 뿌듯하고 이왕 나온 거 엄청 열심히 하게 되는데… 가끔 헬스장 거울에 여기까지 온 거면 다한 거다.라는 뉘앙스의 문구가 많은 공감을 사듯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보다. 이런 대목에서 위로받는 스타일.. ㅎ  

앞으로도 장애물이 많이 나올 텐데. 딱 그 순간 잘 참고 넘겨보다.


금주 다이어리를 거의 다 읽어간다. 남은 챕터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앞으로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꺼내봐야 하는 바이블로 여기게 될 것 같다.

그중에 금주를 결심했지만 의외로 쉽게 무너지는 케이스가 사실 스트레스받을 때 보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같다.

기분이 너무 좋으니! 그 취한 기분을 진짜 취한 느낌을 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기분 좋은 일 생기지 말라고 빌 수도 없고..

대면하면서 그 순간순간 넘기는 방법 밖에…

그나저나 오늘은 예상하지 못한 뉴스기사를 보게 된다.

오늘 점심엔 배우 “김수미”님이 별세했다는 뉴스기사를 봤다. 순간 오보 아닌가 싶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욕하면서 사람들의 속을 뻥~ 뚫어주고 있으실 거 같은데.. 먼 사람이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면 며칠은 애도의 마음이 떠나질 않는다.

작년에 이선균 배우가 죽었을 때는 꽤 긴 시간 애도의 마음이 지속되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옛말 틀린 거 없다고.. 그래 뭔 일이 있긴 있었겠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과장된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선균 배우보다 더 부끄럽고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도 당당히 잘살고, 소문이 잠잠해지면 다시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오히려 부끄러움 아는 사람이 본인의 실수나 잘못이 밝혀졌을 때 수치감을 느끼고, 더 이상 살아갈 힘을 잃을 정도로 힘들어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나의 인생작 “나의 아저씨”를 보면서 지안이 같은 어린 친구들을 더 이상 생기지 않길.. 그러기 위해 동훈 아저씨 같은 어른들이 많아지길 바랐는데..

그 캐릭터를 좋아했다고 치자. 하지만 그의 장례식장을 보면 또 느낄 수 있다. 많은 동료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었다.

그저 그랬던 사람 혹은 그렇게 살더니 결국 죽었네.라는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았다면 그런 애도의 장면이 나올 수 있었을까?

버크만 흥미 요소에서 과학 점수가 높은 나는 추론하고, 상상하는 걸 좋아한다.

이선균의 배우자 전혜진의 마음이 어떨지.. 아들 둘은 어떨지.. 아빠가 어떤 이유로 죽음까지 갔는지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세상에서 잘 살아가야 할 텐데..

마음속으로 남겨진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또 다른 뉴스는 우리 회사가 매물로 나왔다는 거다. 이거야 말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일이 없고 확률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 회사는 사모펀드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몸 값을 키워서 Exit 하는 게 그들의 목표이다.

매물설 때문에 주가가 며칠 사이 많이 빠졌고, (난 우리 회사의 성장성을 알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불안한 마음은 없다.) 주식이 불안한 게 아니라 내 가까운 미래가 불안한 거지.

사실 누가 사고팔고, 주인이 바뀌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난 걱정의 기준을 내가 통제 가능한 것? 통제 불가능 것으로 나눈다. 내가 통제 가능한 것이라면 어떻게 해결 가능한지를 고민하고, 불가능한 건 그때 결정하기로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그 역량이 길러진 건 경단녀의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서러운 재취업 당시에 길러졌다. 내가 역시 부족한가 봐. 자책을 하기도 했고, 나 같은 인재를 놓친 니들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 쓸데없는 근자감도 부려봤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채용은 모든 면에서 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채용하는 시기, 원하는 경력, 연차, 경험, 성별, 나이 등등등

내 역량이 부족해서 떨어지는 경우, 오버돼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리더와 나이가 안 맞아서(4년은 꿇었으니 젊은 조직은 내 나이보다 어린 사람들이 장을 맡을 경력이 된다)

결론적으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없다. 딱 하나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후회 없이 할 말 다 하고 나오는 것!

그 할 말 다 했는데도 붙여줄 곳은 어이없는 포인트로 붙여주더라.!

다시 돌아가서. 우리 회사가 팔린다는 건 내가 통제 불가능한 영역이다. 사모펀드 바짓가랑이를 붙자고 사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누군지도 모른다.

다만, 내 업무 특성상 우두머리의 가치관이 매우 중요하다. 돈을 써야 하는 영역이므로..

많은 연구기관, 기업에서 조직문화와 직원들의 역량 강화가 장기적으로 성장한다는 증명을 해냈지만 주인이 자주 바뀌는 환경에서는 사실 그 부분을 고려하기 쉽지 않다.

회사 주인이 바꿔서 바뀐 우두머리가 당장 눈앞에 이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 직원들 교육 따위 투자할 생각이 없다고 내 직무가 허수아비가 된다 하더라도.. 어쩔 수는 없다.

다만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지금의 대표이사에게 선택받은 자라는 자부심은 훗날 이 일을 이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는 건 확실하다.

진짜 내 실력으로 나의 가치를 인정받은 거니깐!!

다만, 불길한 기운이 엄습하는 건.. 이 회사 들어오기 전에 너무나도 고민이 되어 사주를 본 적 있다.

그 내용은 이러하였다. 내가 관운 = 직업관 운이 떨어지는 해 이기도 하고, 24년도 힘들 건데.. 25년 26년은 빨강맛이라고 표현했다. 27년 정도 되어야 괜찮아진다고.

꼭 그렇지 않나? 안 좋은 소식은 귀신같이 잘 맞추고, 좋은 소식은 더럽게 빗겨나가는 거..

모르고 나중에 돌아보면 힘들었다. 하지만 잘 견뎠다 말할 수 있는걸.. 그땐 내면이 나약한지라.. 그런 거에 의지했던 내가 바보스럽지만.. 어쩌겠노.

이미 내 머릿속에 박혀있고, 의식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저 기사를 보자마자 동시에 그 사주 내용이 떠오르며 같이 스토리를 이어나갔다.

와중에 소름 돋는 건, 요즘 연말 송년 행사 준비로 약간 지쳐있는데 사모펀드 Exit이 얼마 안 남은 거라면? 송년행사고 뭐고 없겠네?

생각하니 갑자기 후련해지는? 나의 신체에너지 욕구가 발동하는 듯했다.

여하튼.. 회사가 공식적인 입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니 바로는 그 순간이 올 것 같지는 않다.

뭐 동네 카페가 매물로 나오겠도 아니고 시가총액 3조가 넘는 회산데.. 주인이 바로 나타날까.


다시 정리해 보자.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에너지를 쏟지 말고,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현재를 받아들임.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긍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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