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다이어리는 뜸했지만 여전히 금주에 성장하고 있다. 하하하
저녁을 짜게 먹었더니 시원~한 맥주가 땡긴다. 마트에 가서 맥주를 보니 당장 따서 벌컥 벌컥 들이키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정말 갈증이나서..
탄산있는 음료도 상관 없다. 지금의 갈증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제로슈가를 기웃기웃 거려봤는데. 음료수는 영~ 땡기지 않는다!
참을만한 갈증인걸로!!
화요일은 혼점을 즐겼다. 혼점을 하면 가장 큰 장점은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를 수 있는 점!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영상을 보면서 내 속도에 맞춰서 밥을 먹을 수 있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혼밥은 왕따나 사회성 부족한 사람이나 혼밥을 하는거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왠지 혼밥을 하면 처량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요즘엔 문화가 정말 많이 바뀌었고, 역삼역 인근 식당들은 대게 혼밥 테이블이 있어서 보다 편안하게 접근이 가능해진거 같다.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 사이에 혼자서 밥먹는 모습은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항상 팀원들이 식사를 서로 챙겼다. 첫 회사는 오히려 팀 사람들이랑 같이 밥 안먹을 핑계를 대고 편안한 동료들이랑 점심 먹으러 가는 날이 소풍 같은 느낌이었다. 혼자 버려질 날을 걱정하는 두려움은 없었다.
두번째 회사도 마찬가지이다. 가끔은 다들 약속이 있어서 혼자 남겨지면.. 말이라도 같이 가자고, 하는 동료가 대부분이었고..
세번째 회사는 구내식당이기에 더욱이 팀원들이랑 같이 식사를 안하면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혼밥 문화에 어느정도 트레이닝 되기도 했고,
서로 챙겨주는 문화는 아니기에. 밥먹으러 나가는 시간대에 자리에 없으면 얄짤없이 혼자 남겨진다. 식사 안하냐는 메세지도 없다. 하지만 나름 씩씩한 척을 해본다.
근데 이게 참.. 혼자이고 싶어서 혼자가 되는 것과 아무도 챙기지 않아서 혼자가 되는 것은 느낌은 조금 다르긴 하다.
아마 다른 팀원들도 처음엔 서로 챙기다가 서로가 지쳐서 이렇게 된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위로를 해본다.
여튼. 화요일 혼밥으로 돌아가 혼밥하기 좋은 메뉴 포케를 고르고, 건강하게 한끼를 해결한다. 주로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유퀴즈이다. 그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편은 여러번 반복해서 본다. 참 신기하다. 처음 봤을 때 다르고, 두번 봤을때 또 새롭고, 세번 봤을 때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 김영하 작가편을 다시 돌려봤다.
그때도 술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쓸대없는 술자리에 시간을 너무 낭비했다라고 했다. 여기서 핵심은 술자리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돌아보니 39살, 곧 40살. 인생의 절반은 취해서 살았던것 같다. 20대때부터 술을 먹기 시작했으니.. 20대 후반에라도 술 먹을 시간때 대학원을 갔으면 어땠을까? 술 먹을 시간에 책을 봤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하다가도.. 다 때가 있는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때 그렇게 놀았고, 마셨기 때문에 지금은 미련이 덜한게 아닐까?
또 김영하 작가도 내가 읽었던 “금주 다이어리”를 읽었는데 보통 중독 물질을 끊었다고 하면 칭찬을 받고, 격려를 받는데 유독 술을 끊었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는 점이다. 그 대목이 나도 기억이 난다.
그래서 주변 몇 명에게 나의 금주 사실을 알리고 반응을 살펴봤다.
첫번째 우리신랑. 내가 이번엔 술을 얼마나 끊을 수 있을꺼 같아? 답은 평생 안먹을꺼 같아 라고 답했지만 (비아냥은 아니고) 별 큰 의미는 없는거 같다. 그저 나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한 답변 아니었을까? 그래도 발전했다. 예전 같았으면 끊긴 뭘 끊어 ~ 라고 했을지도 ㅎㅎ
나의 성장을 지지하는 사람은 술 끊었다고 말하면 잘했다고 격려를 해준다. 술로 사는 사람들은 이 좋은걸 왜 끊냐고 하는 사람도.. 술 안마시면 뭔 재미냐고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혼밥하고 들어오는 길에 최인아 책방에 들러 가족공부라는 책을 사왔다. 책을 살때 아직도 고민한다. 돈을 지불하고 살 충분한 가치가 있는가?
지금 나에게 필요한 내용들이 참 많다. 한 챕터씩 느끼는 점을 풀어가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