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천국이라더니.

있을 땐 몰랐지.

by Maytwentysix

조리원 천국이라고 했다.

하지만 2주동안 좀이 쑤셨고, 심지어 하루 일찍 퇴실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애가 있는 지인들은

"미쳤어"

라고 했다.


나는 당당히 말했다.

"여기 너무 답답해. 수유콜 와서 수유해보니, 있어도 똑같이 힘든거 같아"


그리고 정확히 퇴실 당일 저녁에 깨달았다.

조리원 천국이라는 말의 의미를.


조리원에서도 신생아실 바로 뒷방인 덕에 새벽부터 아이들이 우는 소리며

7시가 되면 아이들 목욕시간에 맞춰 단체 울음소리를 듣다보니

집에가도 별다를 바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규칙적으로 꼬박꼬박 방으로 배달되어 오는 식사와 간식을 보며

왠지 의무적으로 먹어야한다는 강요를 받는 듯 했고, 마치 사육당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

그 누구도 외출이 불가하다고 하지 않았지만, 갇혀있는 기분이었고

수유콜에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


그런데 집에와서 보니,

밥을 제대로 챙겨 먹기는 커녕 먹을 수 조차 없고

맡아서 돌봐주는 신생아실도 없고, 아이가 어리니 더더욱 나갈수도 없다.

화장실도 자유롭게 갈 수 없고,

잠도 잘 수 없다.


낮잠과, 밤잠이 허락되는 조리원은

꼬박꼬박 양질의 밥을 배달해주고, 간식까지 챙겨주었으며

마사지 기계로 지친 몸뚱아리를 케어해 줄 수 있었던 조리원은

정말 천국이었다.


있을 땐 몰랐지.

내가 참 좋은 시절을 몰랐다는 것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과 자연의 섭리인 생리적인 현상의 해결이 자유롭게 가능했다는 것만으로도

그곳이 얼마나 천국인지를.


역시나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라, 학습을 해봐야 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엄마가 되어 가고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처음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