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두껍고 진하게
나라는 종이 위를 벅벅 칠했다.
금새 전부 덮어 거칠은 색이 되었다.
너라는 색을
덜어내기도 지워내기도 힘들었다.
여러 번 내 위로 선을 긋고
네 도형을 그렸고
그 안을 가득히 채우도록 덧칠했다.
결국 부러졌다.
네게 주었던 날
버리기로 했다.
더 이상 종이가 아니고 싶었다.
다른 색을 찾고 부러지지 않는 단단함을
갖추고 싶었다.
너는 검었고, 나는 희었다.
덕분에
나는 색을 갖고자 하였다.
나라는 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