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범벅의 발뒤꿈치, 가지런한 두 무릎, 들숨 날숨에 볼록볼록한 배, 여적 흥분이 풀리지 않은 두 팔 위로 쥐어진 망치, 감겨있는 눈과 쑤시어진 머리칼.
다 담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의 분노라 할지라도. 불균형, 운명, 어둠, 그리고 넘을 수 없던 벽들. 평안하기만 한 바깥 돌들의 숨소리와 세단의 시동소리, 어느 섬 하나를 가득 채운 빛과 발자국 소리들은 그 너머에 있었다.
오롯이 한 집에서 떠안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묻혀가는 것이다. 피비린내를 담은 유리 조각들 속으로. 그 너머로.
그는 감은 눈을 떴다. 그리고 감았다. 아주 잠시동안. 세상은 한 줌도 그의 존재를 기억하지 않았다. 세상은 지금도 그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힘으로 원을 그린다. 멈추지 않는다.
다른 땅을 딛지 못하는 것은 물리적인 능력 부족이 아니다. 닦아내지 못하였던 핏방울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