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치의 파문

by 지안


잔잔한 천 위로
파문이 일어났어.

고요함을 건드려보려

누군가 돌을 던진 적도,
잠깐 지나가던 바람에

한 눈 팔던 잎사귀도
없었는데 말이야.

가까이 다가선 걸음에
짙게 깔린 흙빛의 천 아래로
물의 색을 닮은 버들치들이
머리로 꼬리로 물 표면을 통통 치고 있었어.

차갑고 매서운 돌풍의 계절이,
쌀쌀한 기대와 변덕의 계절이 지났고
드디어 오롯이 견뎌낼

따뜻한 더위가 와서인지
온 몸이 적절히 달아오른 춤을
신나게 추고 있었지.

매서운 돌풍과 쌀쌀한 기대와
곧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질 수온에

지치지 말기를.
그리고 이제 곧 쏟아질 수도 있는
태풍의 눈물들을 잘 견뎌내기를.

꽁꽁 얼어붙을 찬바람에도 그러하기를.
그래서 춤의 파문이 더 자주,
더 멀리 퍼져나가기를.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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