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먼 과거로부터 남겨진 욕망의 유리가루에 긁힌 성냥머리는 금새 달아올랐다. 이글거리는 불이 아닌 발에 채고 말 작은 불씨가 시초다. 불씨는 성냥개비 끝에 달려있는 붉은 머리에 붙었다.
불씨는 작았으나 삽시간 안에, 육안으로 초와 분을 다투지 못하는 시간동안 마찰이 강하게 일어난 그 지점에서부터 아주 빠른 속도로 머리 전체를 뒤덮고 말았다.
그리고 어느새 나무가 아닌데에서 지펴진 열기는 빳빳하고 희멀건한 나무만을 활활 태우고 있었다. 얼굴을 붉힐만큼 뜨거운 화기가 되어. 불씨는 거센 화력을 혹독히 선사했다.
화학물질과 나무를 한 몸 바쳐 태워보았다. 비로소 불붙들만한 열정도, 불타오를만한 욕망도 사그라들 때에 화르륵거리며 세계를 태울 듯 요란히 춤추며 타오르던 불씨는 그 불덩이를 비로소 자기소화를 했다.
그리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검은 나뭇가지 하나, 여러 조각의 재 부스러기들, 올라가다 남겨진 화기의 김 끝자락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