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혼자 역할극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가장 자주 하는 역할극은 면접관과 면접자 놀이.
면접관에 빙의하여 예리하게 질문하고 그거에 반격하듯 답변하고.
여러 질문을 했을 때 막힘없이 대답했는데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막힌 질문이 있다.
'존중과 존경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나도 이걸 왜 물어봤는지 모르겠다. 유퀴즈를 보다가 존경이었나 존중이었나 이런 단어 비스무리한게 나와서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이런 질문을 생각해낸 것 같았다.
근데 정말 존경과 존중의 차이는 뭘까.
자음 모음 하나씩만 다른 이 두 단어의 의미적 차이는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꽤나 크다.
"아빠를 존경해요"
"아빠를 존중해요"
이것만 봐도 확 느낌이 온다. 문장이 주는 느낌부터 보면 존경한다는 말은 뭔가 감동스럽지만 존중해요는 약간 애써 배려해주는 것 같은 느낌..?
곰곰이 생각해봤을 때 존중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는 것. 존경은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러한 상대에 배울 점을 느끼고 간다는 것. 말하는 주체의 적극성의 차이인 것 같다. 존중은 상대를 받아들이는 다소 수동적인 자세라면 존경은 그런 상대로부터 배울 점을 본받는다는 적극성인 자세랄까.
물론 존중이 존경보다 덜하다는 것은 아니다. 두 단어의 결이 다를 뿐이다. 존중도 굉장한 가치를 가진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학창시절 학급이라는 그 조그만 집단에서도 계파(?)가 갈리고 심지어는 왕따가 있는걸 보면 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런 사회에서 존중을 실천한다? 이거 정말 쉬운 일 아니다.
'존중'의 가치를 알고 실천하고 있는 그 사람들을 나는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