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 알고 있어, 괜찮아!"

by 메리링


오늘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평소엔 문자로 연락하는 아이인데, 이번에는 전화라서 좀 놀랐다.

무슨 일이 있나고 했더니, 수행 점수 때문에 속상해서 울면서 말을 한다.

너무 울먹여서 무슨 소리인지 도통 알아 들을 수가 없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는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고 자신 있던 과목인데, 지필고사를 잘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수행에서 점수가 많이 깎여 총점은 지필고사를 망친 친구보다도 더 낮아졌다고 한다.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마음 아파하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나도 마음이 편친 않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많다.

평소 초긍정적인 아이가 이렇게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마음이 무겁다.

집에 있었으면 안아주고 직접 위로라도 해 줄 텐데, 지금은 그저 문자로 마음을 달래는 수밖에 없으니,

내 위로가 얼마나 힘이 될지 모르겠다.

둘째라서 첫째 때보다는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최대한 의연하게 대처하려고 애썼지만,

자식 일에는 연륜이 있어도 속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이 순간, 나도 마음이 허해지고 하루가 무거워진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나의 일도 해야 하고, 아이에게도 초심을 잃지 않도록 이야기해 줘야겠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이 찌릿한 건 숨길 수가 없다.


“네가 온 힘을 쏟아 부어 열심히 한 과정,

엄마도 알고, 형아도 알고, 우리가 다 알고 있어, 괜찮아!"


아이들이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자라는 것, 그보다 중요한 게 또 있을까?

그 마음이 오늘은 여운처럼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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