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마음관리
아이를 위한 마음 관리
우리는 가끔 추억을 되새기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때가 있다. 소중한 사람을 보내야 할 때가 그중 하나다. 딸이 결혼 청첩장을 들고 왔다. 보살핌을 받던 아이가 어느새 자라서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는데 무심코 지나간 시간이 잔물결에 파장이 일 듯 떠 올랐다.
바람에 나뭇잎이 나부끼고 햇살이 골목 깊은 곳까지 조금씩 퍼져나가는 사소한 움직임처럼 나는 세 아이를 키울 때 시냇물 흐르듯 가벼운 움직임으로 키웠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교육철학이 있다. 최근 그림책을 통한 아이와의 소통법이라는 주제로 유치원 학부모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부모님이 원하는 바는 그림책의 활용도를 높여서 아이의 감성과 지적인 능력을 높이는 데에 관심이 집중된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속에 꼭 다루어져야 할 아이의 마음에 대한 이해는 없는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만났다. 독서 논술 지도사로 일했고 최근에는 동화책 만들기를 하면서 아이들과 소통했다. 아이들은 말보다 표정으로 마음을 전달한다. 아이를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관찰이다. 공부도 아이가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담아낼 수 있다. 아이는 표정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부모나 선생님의 표정에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한다.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글쓰기를 할 때 아이는 제일 먼저 내 표정부터 살핀다. 내가 미소 짓는 얼굴이면 아이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에게 부족함 없이 해주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주말 도서관에 가면 책을 잔뜩 쌓아놓고 재미있게 읽어주는 부모님을 많이 만난다.
하지만 아이를 위한 독서는 독서의 양보다 환한 표정이 먼저여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밝은 표정에서 위안을 얻고 자아존중감도 커지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힘든 세상에서 항상 밝은 얼굴이 되기 쉽지 않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아이를 대하기도 어렵다. 그럴 때는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아이와 거리두기를 했으면 좋겠다. 마음속에 불안과 스트레스를 안고 아이를 대하는 것은 흔들리는 부모의 마음을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 일이 된다.
마음속에 다른 생각들이 차 있어서 아이의 마음을 읽어낼 만한 여유가 없다면 아이의 마음속 질문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겪고 내린 결론은 아이는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 아이의 회복탄력성은 봄 햇살 뾰족한 싹을 힘차게 밀어 올릴 만큼 강한 데 반해 어른들은 쉽게 상처받는다.
가끔 어른의 나약함, 한숨 소리, 절망에 가까운 말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에 불안으로 채워지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아이의 우주는 부모다. 흔들리는 부모 아래에 있는 아이는 같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부모의 한숨은 아이의 한숨으로 전염된다. 아이를 강하게 키우기 이전에 강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부모의 말 한마디에 자유로울 수 있는 아이는 없다.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은 동화책 한 권을 더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열심히 사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에게서 배운다. 행복한 어른이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고 그 거울에 비친 모습대로 아이도 따라서 행동하기 때문이다.
아이로 사는 것도 어렵지만 어른으로 사는 것도 참 어렵다. 나이 들수록 마음에 여백을 두고 어떻게 마음 관리를 하느냐가 나를 행복하게 하고 아이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