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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정 Jul 06. 2023

소금나무

의미있는 변화 소금나무

소금 나무     

  바람 한 점 없는 뜨거운 날이다. 마음으로는 여름을 맞을 준비를 하였는데 내 몸은 더위를 이겨낼 준비가 덜 된 모양이다. 더위와 싸워도 바다가 좋은 것은 모처럼 일상을 벗어나 찾은 여유 때문일 것이다. 변화무쌍한 바다는 인간에게 두려움을 안기는 존재이지만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마음 좋은 자연의 일부다.     

 아들이 입대를 앞두고 있다. 마음 한구석이 바닷바람일 듯하다. 이 사회에 아들을 내주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아들도 바다처럼 속을 알 수 없는 변화를 맞게 되었다. 세상일은 부딪치고 나면 가벼울 수도 있지만 닥치기 전에 겪는 마음속 혼란이 몰아치는 파도처럼 거세다.     

 입대할 때 필요한 것들을 챙긴다. 우리 집에서 아들의 군입대는 큰 사건이다. 누나들부터 준비물을 챙기느라 부산을 떤다. 까까머리 동생이 늘어선 줄 사이에 끼어 훈련소로 들어갈 때를 떠 올리고 마음 아파한다. 긴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지낼 방법을 의논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리 집은 또 다른 변화 앞에 이처럼 단합이 잘 된 적도 없지, 쉽다. 변화도 잘 다루면 가정이 화목해진다.     

소금나무 열매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소금은 바다에서만 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구석기 시대 인류부터 먹었을 걸로 추정한다니 놀랍다. 붉나무로 더 잘 알려진 나무는 한반도에는 매우 흔하게 자란다고 한다.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은 이 소금나무 열매를 소금 대용으로 썼다고 하는 일화가 있다.     

가을이면 열매에 소금같이 하얀 가루가 분비되는데 이것이 신맛 짠맛을 낸다고 한다. 그래서 소금 염(鹽)자 염부목이라고도 부른다. 일본이 원전수를 방류한다는 소문이 돈다. 이제는 아낌없이 주는 바다에서 나는 것들에 거리감이 들 정도다. 소금도 바다에서 나는 것이니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고 바다를 오염시키는 사람들을 원망만 하고 있어도 뭔가 석연치 않다.     

세상은 인간에게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르게 한다. 변화를 받아 들 일 것인지 피할 것인지 선택 앞에 서게 하는 것이다. 언젠가 깨끗한 소금을 맛볼 수 없다면 소금나무 열매를 귀하게 키워서 우리에게 필요한 소금을 얻으면 되지 않을까? 무엇이든 세상의 변화에 발이 빠르게 대처하면 얻는 이익이 클 것이다.     

 아들과 먹는 한 끼 식사가 오늘은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제 며칠 후면 그렇게 사소한 일들이 그리워질 테니까. 하지만 세상이 어디 좋은 것만 하고 살 수 있을까? 이제 아들은 어른이 되는 관문에 들어선 것이고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면 더 깊이 있는 어른으로 성장해 있을 터였다. 세상에는 어울리기 힘든 사람도 있지만 같이 해서 배움을 주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기에 아들이 이 변화를 오롯이 받아들이고 커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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