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일을 겪고 나서
한 가지 확고해진 다짐이 있다.
누군가의 말이
나를 정의하도록 두지 않겠다는 것.
살다 보면
내가 한 행동보다
누군가가 전한 말이
먼저 도착하는 순간이 있다.
그 말은 때로 사실과 다르고,
때로는 의도가 섞여 있으며,
때로는 맥락이 빠져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은
내가 쌓아온 시간보다
더 빠르게 퍼진다.
이번 일을 겪으며
그 속도를 직접 체감했다.
해명은 느리고,
이야기는 빠르다.
설명은 복잡하고,
소문은 단순하다.
그래서 더 무섭다.
처음에는
그 말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나하나 설명하고,
사실을 정리하고,
왜곡된 부분을 바로 세우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든 말을
바로잡을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
누군가의 말은
그 사람의 관점과 의도를 담고 있을 뿐,
내가 살아온 방식 전체를
담을 수는 없다.
나는
짧은 이야기로 설명될 사람이 아니라,
시간으로 증명되어온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다시 말해주었다.
그동안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내가 쌓아온 신뢰는
말이 아니라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수많은 프로젝트와 선택,
관계 속에서의 태도,
그리고 반복된 결과들이
나를 설명해왔다.
그걸
몇 문장의 이야기로
흔들리게 두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해보려 한다.
말로 나를 방어하기보다,
다시
일로 나를 설명하는 것.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해온 방식 그대로
사람을 대하고,
판단하고,
결과를 만들어가는 것.
그 과정이 쌓이면
누군가의 말은
자연스럽게 힘을 잃게 된다고 믿는다.
누군가의 말은
순간의 이미지일 수 있지만,
내가 만들어온 시간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이번 일을 통해
분명히 알게 된 것이 있다.
평판은
내가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만,
태도는
여전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
그래서 나는
이 상황을
누군가의 말에 반응하는 계기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지를
더 분명히 하는 계기로 삼아보려 한다.
누군가의 말이
나를 정의하지 않도록.
나는
내가 걸어온 시간과,
앞으로 만들어갈 과정으로
나를 설명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