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점
결국 이 질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 나는
내 이름으로 일하게 되는 걸까.
이 생각이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건
지금의 상황이
내 인생에서 꽤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제 40대 초반이고,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만
거의 20년 가까운 시간을 일해왔다.
그동안 나는 늘
어떤 브랜드에 소속된 사람으로,
어떤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일해왔다.
그 방식은 익숙했고,
어쩌면 안전했다.
브랜드는 나를 소개해주었고,
나는 그 기대에 맞춰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었다.
이제는
그 구조에서 한 발 떨어진 자리에 서 있다.
앞으로 내가
내 이름으로 사업을 하게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브랜드의 책임 매니저로
다시 조직 안에 들어가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이전과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브랜드에 속해 있든,
어떤 형태로 일하든
브랜드보다
내 이름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동안 나는
브랜드가 나를 설명해주기를 기다리며 일해왔다.
이제는
내 태도와 판단,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곧 나를 설명하는 언어가 되기를 바란다.
내 이름으로 일한다는 것은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어떤 환경에 놓이더라도
같은 기준과 태도로 일하겠다는 약속에 가깝다.
일이 잘될 때와
어려울 때의 태도가 다르지 않은 사람,
성과가 있을 때만이 아니라
과정에서도 신뢰를 쌓는 사람,
브랜드의 크기보다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기억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으로
일하고 싶다.
이제는
브랜드를 키우는 일과
나 자신을 키우는 일을
굳이 분리하지 않으려 한다.
내 태도가 곧 브랜드가 되고,
그 브랜드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증명되는 방식으로.
이 선택이
더 느리고,
더 불안해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제 막연한 속도보다
방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이에
와 있는 것 같다.
이번 전환은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는 일이라기보다
어떤 사람으로 남을지를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 가깝다.
내 이름으로 일한다는 것.
그건 지금의 나에게
가장 솔직한 질문이고,
앞으로 가장 오래 붙잡고 가야 할
기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