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름이 왔어

by 운오

여름이 왔다. 유월부터 칠월을 기다리고 있었다. 칠월이 되면 너와 이별했던 날이 가까워진다. 너와 이별한 날이 있는 칠월, 여름이 왔다.


1년 전 이사한 집엔 마당이 있어 너와 이 집에 함께 살게 되면 참 좋겠구나 했다. 짐을 옮기고, 나무를 심고, 땅을 고르며 이 집에 우리가 함께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아직 집을 허물기 전 우리가 함께 이 집을 찾았을 때, 쉬지 않고 마당을 걸었던 너의 작은 발걸음이 눈에 선하다. 집이 완성된 후, 잠깐이라도 이곳에서 함께 살고 싶었는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조금 더 있기를 바랐는데.


봄이 되니 마당엔 꽃이 폈다. 지난여름 내내 더위와 비바람에 시달리며 잎을 떨구고, 힘겹게 가을과 겨울을 지낸 나무들도 잎을 틔웠다. 이 집에서, 이 마당에서 사계절을 마주하고 있다. 이곳에서 매일 자라는 잡초를 뽑을 때 네가 마당 냄새를 맡으며 걷는 모습을 보면 어땠을까. 작은 발을 이리저리 내딛으며 코 끝에 흙을 잔뜩 묻힐 너의 얼굴. 그런 날들을 함께 보냈다면 어땠을까. 하얀 눈이 쌓인 아침, 너를 안고 동네를 걸었다면, 이곳저곳을 누빌 시간이 우리에게 좀 더 있었다면.


너를 마당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옮겨두었다. 우리가 이곳을 함께 걸을 수는 없지만, 꽃이 피고 지고, 초록이 짙어지고, 구름과 바람이 흐르는 걸 함께 바라볼 수는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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