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기 위한 기록

마음공부의 의미

by 초록

마음공부를 시작하고서야 나는 내가 나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알게 되었다.

가장 단순한 질문에서도 답을 찾지 못하고 늘 주저하는 나를 발견했다.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조차 바로 답할 수 없었다. 분위기에 맞추며 살았고, 남들이 좋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했다. 나라는 사람의 취향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늘 나만의 취향을 갖고 싶어 했다.

스스로를 흐린 색깔의 사람이라고 여기며, 분명한 색을 가진 사람들을 동경했다. 마음을 들여다보니 내 안에는 드러나고 싶은 마음과 숨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었다. 사람들 앞에 서고 싶으면서도 평가와 비판이 따라올 것을 두려워했다. 결국 내 가치를 알아주지 않았던 마음이 그 두려움의 바탕에 있었다.


‘나를 사랑하라’는 말도 한참 이해되지 않았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는 과정에서, 나는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고 그 안에서 기쁨을 경험하는 일이겠구나’라는 나만의 결론에 닿았다. 그 가운데에 이런 마음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일도 있다. 기록이 쌓이면 취향이 드러나고, 그것이 곧 나를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기록에는 또 다른 역할이 있다. 내가 남의 시선에 의존해 살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몇일 전, 팀 선생님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어떤 선생님이 ‘뭐야 왜 이렇게 단아하게 입었어?’라고 농담 섞인 말을 했을 때, 나의 마음이 바로 반응했다. ‘이렇게 입으면 안되는 자리였나? 내가 뭔가 잘못했나?’ 이렇게 내가 남의 시선으로 살아왔다는 자각의 흔적을 기록해본다. 누군가의 한마디에 곧바로 나를 검열하는 반응은 나를 피로하게 만들었다. 이 방식이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삶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나는 아이가 적당히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명확하게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먼저 내가 내 삶의 방향을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라며 나를 이해하기 위한 기록을 남겨보는 것이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문장이 마음이 오래 남아있다.

나는 이제야 비로소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방향이 밝고 건강한 쪽으로 향해 있다면 느리더라도 조금씩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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