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의미
특별한 일 없이 퇴근하던 금요일,
차 안에서 갑자기 내면아이에게 말을 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나는 너를 누구보다 잘 알아. 30년 뒤, 너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어른이 되어 있을 거야. 그 시간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렇지 않아. 언제든 나는 너를 지켜줄 거야."
나만의 공간인 운전석에서 그렇게 말을 하는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다음 일정이 없었다면 펑펑 울고 싶을 정도로 알 수 없는 감정의 파도가 몰려왔다.
나는 오랫동안 '혼자 있는 내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키는 게 두려웠다. 사실은 혼자 있는 걸 무척 좋아하면서도, 사회 속에서 못나 보일까 봐, 외톨이처럼 여겨질까 봐 숨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외톨이가 아니었다. 늘 곁에서 의지가 되는 친구와 동료들이 있었음에도, 어린 나에게 '혼자'는 늘 수치와 두려움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래서 내면아이에게 말해주었다.
"그렇게 느낀 것도 잘못된 게 아니야. 괜찮아. 넌 외톨이가 아니야. 내가 너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 언제나 함께 할 거야." 그 순간 깨달았다. 가족의 지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시절의 엄마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는 것을. 단지 너무 어렸고, 나의 마음을 나도, 엄마도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내면아이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 달 전부터 동료와 함께 한 업무 회고, 그리고 무엇보다 동료의 지지가 있었다.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혼자여도 괜찮아" 이 단순한 사실을 알게 해 준 동료 덕분에, 웅크린 내면 아이를 불러낼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곁에서 함께 걸어주는 이가 있다는 사실은 실로 엄청난 위로였다. 그것이 아마, 보통의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느끼는 안정감일 것이다. (혹은 내가 부모에게 바랐던)
감정을 추스르고 연두를 태권도장 저녁 행사에 데려다주는 길이었다. 함께 가기로 했던 친구가 아파서 오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나는 무심코 연두에게 물었다. "너는 갈 거야? 친구 없어도 괜찮아?" 겉으로는 배려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내 안의 어린 나에게 건네는 말이었다. '혼자 가면 외톨이처럼 보일지도 몰라. 너도 친구가 필요할 거야.' 아이에게 티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나의 두려움 또한 전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연두는 씩씩하게 대답했다. "응, 당연히 가야지! 왜?"
나는 이 작은 선택에서 큰 것을 배웠다.
아이는 이미 독립된 인격체이며, 스스로 선택하고 즐길 힘이 있다는 것.
나와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괜찮다는 사실을 믿어 주는 것이 아이를 존중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돌아보면 나는 종종 외로움에 가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남들에게 휩쓸려 살았다. 그러나 연두는 혼자여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선택을 기꺼이 즐겼다. 그 모습은 나에게 새로운 용기가 되었다.
나는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니다. 외로웠던 내면아이를 이제는 내가 지켜낼 수 있다.
그리고 그 힘은 딸에게 흘러가, 새로운 자유와 용기로 이어진다.
혼자가 아니야, 우리는 언제나 함께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