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과 연두의 성장

연두의 기자 데뷔

by 초록

" 엄마, 나 기자 할 거야! 기자 신청해 줘 "


무슨 소리야? 기자가 신청한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연두가 서울시 어린이기자를 신청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와서 맥락 없이 나에게 전해준 말이다. 작가이자 요리사이자 방송인이자 여행가.. 등등 다양한 꿈을 꾸는 연두에게 다양한 경험은 훌륭한 영양분이 되어줄 것이기에 흔쾌히 허락하였다.


그런데 서울시 홈페이지에 가입하고, 어린이 기자를 신청하기까지 본인 인증.. 인증... 아이디.. 비밀번호 조합 만들기.. 윽, 정말 쉽지가 않았다. 드디어 끝인 건가? 싶은 순간에는 지원자가 직접 작성한 기사도 있어야 했다. 급히 우리 동네에 대한 연두의 생각을 정리하고 작성하고 뒤돌아보지 않고 접수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연두의 어린이 기자 선발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기사를 써야겠다는 성격 급한 연두 기자를 진정시키고, 다른 어린이들이 작성한 기사들을 살펴보았는데 퀄리티가 보통이 아니다. 3학년부터 시작되는 기자인터라, 연두는 막내그룹에 속하는 게 당연하고, 기사가 무엇인지, 기자가 무슨 일을 하는 건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마음은 벌써 우수 기자 선발된 마냥 바쁘고 바쁘다.


다행스럽게도(?) 동네에 축제가 있어서 주말에 축제에 다녀오며 기사를 써 보자고 하였다. 섬세하고 예민한 성향의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사를 쓴 결과물을 보니 사실에 입각하여 정보전달만을 목적으로 하는 나름 기사 다운 글이 나왔다.


다른 친구들의 글도 많이 읽어봐야 내 글도 잘 쓸 수 있는 거라고 하니 또 급한 마음에 내 핸드폰을 들고 돌아다니며 다른 기사를 읽어본다. 잠들기 전 또 하나의 기사를 써야겠다며 종이를 꺼내다가 아주 빠르게 적어나간다. (이렇게 내가 말하는 걸 그대로 흡수하는 연두라니, 곧 더 커지면 볼 수 없을 모습이라 소중하다)


귀엽고 기특한 모습이다. 어린이기자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모습이 대견하다. 연두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때 나의 동아리활동이 신문편집부였다. 그때 조금 더 많이 경험했더라면 현재 나의 직업이 달라졌으려나? 하지만 제대로 끌어주는 선배도, 선생님도 없던 동아리는 겨우겨우 학기에 하나 정도의 신문을 발행했을 뿐이다. 그래서 어디 내어놓기 부끄러운 경험이기도 하지만, 글을 쓰고 다듬고 정리해 보고, 누군가의 피드백을 받아 다시 한번 새로운 시각으로 나의 글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서울시 어린이 기자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방식이고, 그중에서 우수 기사가 선발되어 나중에 지지면으로 발행되나 보다. 어쨌든 꾸준히 글을 올리는 습관, 기사를 찾아 헤매는(?), 주변을 좀 더 두루 둘러볼 수 있는 시각이 연두에게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글을 쓴다.

마음을 쓴다.

글을 쓰기 위하여 생각을 정리한다.

이 행위를 좋아한다.


언젠가부터_ 대학원에서 논문을 쓰며 수백번의 수정을 거쳐야했을 때 / 직장에서 한 장짜리 보고서를 몇일 내내 붙드록 있어야했을 때_ 이런 시기들을 거치며 글쓰는 것이 싫어졌었지만, 사실 나는 좋아한다.


그리고 나의 연두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정리하여 글로 토해내는 경험은 분명히 스스로를 더 잘 알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그렇게 본인을 잘 알고 케어할 줄 아는 연두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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