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이거나 생존이거나
정말 오랜만에 평일 휴가에 커피 향을 맡으며 생각해 본다.
7시부터 분주하게 움직여 학교 가는 아이를 배웅하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엄마로서의 아침시간을 즐겨보았다. 요즘 빠져있는 지구마불을 틀어놓고 허리찜질도 하고 부엌정리를 하고 맞이한 커피타임,
유튜브 영상을 통해 마주한 에피오티아의 커피를 바라보며 나만의 커피 맛을 느껴본다.
부엌을 채우는 커피향덕분에, 바로 움직일 필요 없는 여유 덕분에_
보통의 평일 모닝커피는 어떠했던가?
7시부터 시작되는 일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몽롱한 잠을 깨우는 일종의 생존의식, 커피는 뜨거워야 커피지! 아침부터 움직이며 마스크 안쪽의 인중에는 송송 땀이 맺히기 시작하는데도 굳이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쫓기듯 욱여넣어본다.
향을 느낄 틈도 없고, 언제든 울릴 전화를 받기 위해 귀와 손을 항시대기하며 그저 몸의 어딘가에 아직도 자고 있는 세포들을 분주히 깨우기 위함일 뿐이었다.
모든 일은 그러하다.
그 순간, 나에게 주어진 시간, 환경,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매우 다르게 느껴지는 것처럼
어제의 커피의 맛은 느껴지지도 않는데, 오늘의 커피의 맛은 내 마음대로 에피오티아 어딘가의 향기가 나고 있는 듯한 기분 좋은 커피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