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6월 11일의 감정
안될 걸 알면서도 부딪힌 도전은
타격이 덜 할 것 같았는데 후유증이 남았다.
나는 새삼 천천히 가는 사람이구나.
마음은 굴뚝같아서 이미 세계 최강인데
막상 두려움에 발을 떼지 못하는 내 모습이 보였다.
애초에 두려움이 큰 사람인가 보다.
재미로 시작한 인스타그램도 유입이 생겨
조금 유명해지면 좋겠으면서도,
그 결과가 두려워서
차라리 마음 편히 팔로워 없었으면 하는 마음.
이직에 합격해서 전환점을 맞이하여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을 하고 싶으면서도,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후회가 두려워서
차라리 고민 안 하게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
모순적인 나 자신을 그냥 담백하게 바라보았다.
연이은 도전을 통해 적어도 내 욕구는 알게 됐다.
나조차 몰랐던 내 마음을 좌절의 경험에서 알았다.
현재 있는 곳에서 배운 것들이 많지만,
이제는 전문성을 쌓으며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
그리고 다른 모든 것들의 기대에 맞추기에는
너무 지쳤으니,
이젠 내 욕망에 맞춰 방향을 설정하려고 한다.
당장 한 번에 변화를 일으킬 수는 없겠지만,
부유하듯이 떠다니며 살다가
가고 싶은 방향과 목적이 생겼다.
목표가 있으니 계획도 할 수 있겠지.
첫 번째 계획으로 체력을 회복하고,
곧 원 없이 달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현재 나의 단계를 생각하니
어릴 때 자주 했던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떠오른다.
<메이플스토리>에서 다음 스테이지에 가기 전에 가벼운 퀘스트를 하며 마을에서 물약 포션도 사고,
에너지 회복을 위해 hp와 mp를 충전하고,
지도를 사서 어디로 갈지 방향을 정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후 모든 여행의 출발점인 '리스 항구'로 떠날 생각이다.
그렇게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타이밍이 곧 올 거다.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10년만 기다려달라고 떵떵거려 봤다.
원하는 만큼 빨리 성공하진 못할지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그러니 잠깐 숨 고르고 쉬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달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감사하는 것뿐이었다.
사랑받는 것, 도전해 본 것, 건강한 것, 그래서 오늘이 있고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긴 생각의 끝에 행복한 기분이 잠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