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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섭 Jun 11. 2023

시 : < 별의 시인 영전에 >

< 별의 시인 영전에 >


해란강 건너 물 긷던 소리

안개 속에 아득히 들려 오고

님의 뜻

저 숭고한 태양 우리를 비춰 주고 있는데


그날

밤하늘 별빛에 스치던 바람 삼천리를 감돌아

뼛속 깊이 스며드는 역사를 들으며

여기 섰노라


안아 보고 싶다던 비둘기

참새와 까치마저 사랑하면서

흰옷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심지를 태우던

나날들의 꿈 목표를 지척에 두고


굳게 다문 천금의 입술은

황도皇盜에 저항하며 이년二年의 십자가에 묶인 채

한 잎 순정의 꽃으로 홀연히 떨어졌으니


아리따워라 젊음이여

현해탄도 혼 뿌려진 파도를 출렁이며

순국을 애도하고 있나니

조국은 알고 있는가


영산의 정기 퍼트리며 힘차게 말 달리던

기상의 북소리 젖어있는 대지 위를 밤마다

별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굳건한 맹서

한점 부끄럼 없이 하늘아래 지켜졌건만

어찌하여

겨레 땅 무덤 가에 남의 번지수가 적힌 채

시를 읊어야만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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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여름 윤동주 시인 묘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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