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프롤로그

이 세상 모든 글들에게 보내는 감사편지

by Hyoya



안녕. 나야. 오랜 나의 벗아.

아주 오래간만에 편지를 써.


힘들었던 날들, 그 곁을 지켜줘서 고마워. 내가 감당하기 어려웠던 진심과 오랜 시간 날 짓눌렀던 고통을 견딜 수 있도록 해줘서, 참 고마워.


네 마음이, 내 마음과 닮아 있기를 바래.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주저앉아 있던 그 시간들… 너는 조용히, 말없이 내 옆을 지켰지. 내가 너를 알아차리지 못했던 만큼, 이제 그 시간들을 더 깊이 아끼고 되새길게. 아마 우리는 서로의 인생에 나타난 귀인이었을지도 몰라.


예전의 나는 감사하는 법을 몰랐어. 그런 나에게 너는 말했지. “하루에 단 한 가지라도 좋으니, 감사한 일을 적어보라”라고. 처음엔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몇 달이 지나자 어느새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면을 먼저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어. 그 시간들이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줬고, 덕분에 난 조금씩 달라졌어. 그게 너의 진심이었구나, 이제야 알겠어.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해. 조금만 더 일찍 너를 알아봤더라면, 내 삶이 덜 힘들었을까? 아무 말도 들리지 않던 어두운 시절, 넌 억지로 말을 건네지 않았지. 그저 조용히 옆에 앉아 너의 이야기들을 들려줬어. 슬플 땐 살며시 웃을 수 있게 해줬고, 흔들리는 마음엔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지. 심지어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을 땐, 액션 영화 같은 이야기로 웃음을 주기도 했고. 어쩌면, 너는 정말 모든 이야기를 품은 존재였던 것 같아.


그래서 말이야,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었어. 너는 눈은 없지만 마음으로 모든 것을 보고, 나는 눈은 있지만 마음을 자주 잊곤 해. 그 차이가, 나를 더 많이 배우게 했어.


이제는 놓치지 않을게. 그동안 내가 받기만 했던 이야기들, 이제 나도 진심을 담아 너에게 꺼내놓을게. 우리, 오래도록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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