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을 정리하면서 눈에 띄는 몇 장을 건졌다. TV 속에서만 보던 연예인들과 찍은 사진이었다. 모두 우연처럼 찍었던 사진이지만 그러기엔 숫자가 꽤 많았다. 사진 한 장마다 담긴 에피소드를 공유하려 한다. 어쩌면 이 이야기가 연예인과 사진 찍을 수 있는 꿀팁이 될지도 모르겠다.
에피소드 1. 난이도 하 편
연예인과 사진 찍으려면 일단은 연예인을 만나는 게 우선이다. 그들과 마주치는 방법 중 가장 쉬운 방법은 방송 방청을 가거나 참가하는 것이다. 그중 파일럿 프로그램이 좋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정규 방송을 할지 일회성 방송을 할지 결정하는 시범 방송이다. 그래서 연예인과 방청객 사이에 대화의 기회가 있다.
TV에서 남중 남고 공대 나온 남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봤다. 보자마자 '어? 난데?' 싶었다. MC는 유재석 씨였고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에 한번 지원해봤다. 며칠 후 작가분에게 전화가 와서 남초 집단에 속해 있었는지를 확인하였다. 남중 남고 공대 군대 현대를 지내고 있다는 말에 방청이 수락되었다.
세트장에서 녹화 중에는 화장실 이용이 힘드니 미리 다녀오라는 공지가 나왔다. 화장실에 들러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는데 유재석 씨가 옆에 왔다. 어? 어? 어버버 하는 타이밍에 재석 씨가 웃었다.
본능적으로 "재석이 형, 사진 한 장만 같이 찍어요~." 말이 나왔다. "아, 촬영 전이라 이따 끝나고 찍어줄게! 진짜 미안해."라는 말을 남기고 후다닥 세트장으로 돌아갔다.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TV 속 그분과 실제로 마주할 줄이야. 말을 섞을 줄이야. 결국 유재석 씨와는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다른 분들과는 성공했다.
녹화 중간에 쉬는 시간이 되자 연예인 출연자들이 방청객석 바닥에 앉아서 쉬었다. 출연자와 방청객이 서로 어려워하지 않고 형과 동생처럼 수다를 떨었다. 임시완 씨는 다소곳이 서서 방청객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나도 근처에서 구경하다가 용기 내서 말했다.
"시완 씨, 사진 한 장 찍어도 돼요?"라고 물었다. 임시완 씨는 "네~, 감사합니다." 라며 찍어주셨다. 오히려 같이 찍는 내가 더 감사한 상황인데, 말 한마디조차 어찌나 예쁘게 하는지...
권오중 씨와도 사진을 찍었다. 오중 씨는 워낙 잘생기고 시원 털털하셔서 사진 요청을 쿨하게 받아주셨다. 쉬는 시간이 돼서 "오중이 형, 여기서 쉬세요~"라고 말했더니 오중 씨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사진 찍어도 되냐는 질문에 "아~ 뭘 그걸 말로 해. 찍어" 라며 흔쾌히 찍어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