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일에 종사하라 : 자신의 전문분야를 가져라, 그리고 기다려라.
[세상에 나를 위해 디자인된 조직은 없다]
본인의 자발적인 퇴사라도 무조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구성원들이 퇴사의사를 밝히면 당연히 면담을 했다. 나는 세 가지 이유를 대면 아주 쿨하게 보내줬다.
첫째 “A사에서 연봉을 오백만 원 더 준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는 잡지 않았다. 왜냐면 내가 당장 그 연봉을 맞춰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건 내 능력 밖의 일이다. 물론 그 정도 돈 때문에 회사를 옮기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서로의 가치관의 차이이니 논쟁거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오백만 원이 하찮을 수도 있으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걸만한 돈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A사로 옮기면 진급을 시켜준다고 합니다” 이 역시 내가 당장 진급을 시켜줄 수 없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 남으라고 설득하지 않았다. 이것도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다.
셋째 다른 일을 하고 싶은 경우다.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으려고 한다 거나, 자영업을 해보고 싶다 거나, 전혀 다른 직종을 도전을 해보고 싶은 경우다. 나도 그도 그가 시작하는 새로운 일의 결과는 모른다. 미래가 보인다면 그리고 그가 실패하는 것으로 결과가 예상된다면, 그의 퇴사를 말려야 한다. 반대의 경우는 퇴사를 축하해 주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를 모른다. 그러니 성공확률을 50%로 보자. 성공할 수 있었는데 내가 퇴사를 막았다면 그의 인생에 어깃장을 놓는 꼴이 되고, 반대의 경우라면 내가 은인이 된다. 불행히도 우리는 결과를 모른다. 그러니 말릴 수도 없고 축하해 줄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쿨하게 보내준 것이다. 그런데 퇴사의 실제 이유가 위 세 가지가 아닌 경우가 많다. 상사 또는 동료와 사이가 안 좋아서, 진급에 누락돼서, 내가 원하는 팀으로 보내주자 않아서, 원하지 않는 팀으로 이동시켜서 등등. 그런데 세상에 어떤 회사가 나하고 케미가 잘 맞는 사람만 있겠는가. 세상에 어떤 회사가 내가 원하는 팀만 보내주겠는가. 세상에 어떤 회사가 내가 원하는 연봉을 주겠는가. 세상에 어떤 회사가 나를 위주로 돌아가겠는가. 이런 식의 퇴사는 자발적이라도 썩 바람직하지는 않다. 새로운 회사에서도 똑같이 부딪칠 문제이고, 똑같은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 경험에 비춰보면 아주 많은 경우로, 이직 후 3개월 정도 지나면 “어휴 여기나 거기나 똑같아요”이런 반응이다. 이런 경우는 퇴사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퇴사를 말렸다.
워라밸을 추구하면서 회사생활을 내가 원하는 만큼 지속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전문분야 <Area of Expertise>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저 친구는 이 분야에서 우리 회사에서 최고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누차 강조하지만 그렇게 인정받기까지 그 과정은 험난하고 지난한 것이다. 그렇다고 오만해지라는 것이 아니다. 회사 생활초기에 나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기 전까지는 편함을 추구하지 말고 터프하게 자기 실력을 쌓으라는 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우공이산’, ‘Stay hungry, stay foolish’
참고로 나는 각종 클레임과 공정관리가 나의 전문분야였다. 결론은 간단하다. 시간은 결국 많은 것을 해결한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묵묵히, 우직하게, 당신의 시간을 채워라. 그 시간이 결국 당신을 증명한다.
---12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