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어느 저 스펙자의 직장생활 성공기 - 17회

일은 인간관계가 우선이다. : 먼저 친구를 만들어라.

by yesse

[산수화 한 점과 1페소짜리 칼]

칠레에서의 일이다. 현지 협력업체에서 9백만 불 클레임을 걸어왔다. 이 클레임으로 협력업체 사장과 수개월간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사장과의 협상을 포기하고 회사 오너를 상대로 직접 협상하자.’ 수개월동안 비행기를 왕복 네 시간 타고 그의 사무실을 찾아가서 프레젠테이션을 두 번 하고, 대면협상도 여러 차례 진행했었다. 물론 협상은 교착상태였다. 그런데 우연히 그의 아들이 미술을 전공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한국으로 휴가를 가게 되었을 때, 나는 ‘매향만리 <梅香萬里>’라는 제목의 산수화를 한점 샀다. 그리고 다시 그의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매향만리’의 뜻과 ‘매난국죽 <梅蘭菊竹>’ 사군자에 대하여 설명을 덧 붙여서 선물했다.

“명품은 서랍에 넣어 놓으면 빛이 사라집니다. 표구를 해서 집이나 사무실에 걸어 보세요.”라는 주문과 함께. 그 뒤 한 달 정도 지나서 장장 15개월간의 협상이 내 최초 목표에 단 한치의 어긋남 없이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회의날에 그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당신이 내게 선물을 줬으니 나도 하나 주겠다.” 그는 회사로고가 새겨진 칼을 건넸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나라는 칼을 선물로 주고받지 않습니다, 왜냐면 칼은 공격용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하면서, 지갑에서 재빨리 1 패소 <1원 60전>를 꺼내 그의 손에 쥐어 주며 말했다.

“이거 내가 산 겁니다” 마지막 악수를 하면서 우리는 지난 15개월간의 애증을 털어내며 유쾌하게 헤어졌다. 그 칼은 아직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채로 책상서랍에 모셔져 있고, 그 걸 볼 때마다 그때의 웃음이 떠오른다.

내가 겪었던 인간관계로 일을 풀어낸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였으나, 실제로 이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일은 사람이 하고 그들과의 관계에서 모든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먼저 친구를 만들어라. 계약서는 뒤따라온다. 관계는 길을 연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비로소 일이 이뤄진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말을 되새겨 보자. “논리를 중시할 때 보다 감정을 중시할 때 네 배 정도 많은 이익을 얻게 된다.”


---18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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