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수 폭포에서
우주의 블랙홀인가
은하수도 빨아들이고
모든 산자의 영혼까지 빨아드릴 듯한 울부짖음
모골이 송연해지고
지은 죄를 되돌아보게 한다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소리
빅뱅의 재현인가
우주가 내지르는 마지막 비명인가
생명이 시작되는 곳인가 끝나는 곳인가
지구를 박차고 날아오르는 붕새의 날갯짓은
하늘에 닿고
그 자리는 바다를 이루니
꿈의 세계인가 피안의 세계인가
모루가 구일 밤낮을 떨어져야 닿을 수 있다는
명계의 문인가
저 넘어 스틱스강이 있고
케르베로스는 소름 끼치는 모습으로 지옥의 문을 지키고 있을까
순간
나는 이곳이 산자의 죽은 자의 경계임을 깨닫는다
두려움과 호기심이 교차하지만
의식이 더 몽롱해지기 전에
생명의 세상으로 얼른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