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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추억하며)

by yesse

예수는 죽었다

그는 인간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325년 니케아에서 신이 되었다

골고다 언덕에서 인간으로 죽고자 처절하게 몸부림쳤으나

431년 에페수스에서 인간으로서의 생에 종지부를 찍었으니 그날이 그의 기일이지 않겠는가


그는 모든 인간의 죗값을 치르고 죽었다

그러나 그의 사후에도 인간들의 죄는 계속되었고

지금도 그 죄를 대신하여 누군가는 죽어가고 있으니

우리의 수난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곧 신으로 죽은 예수의 수난이다

431년 죽은 그는 이제 다시 오지 않을 것이고

우리들의 도피 행진도 계속될 것이다


크리스마스

죽은 예수를 기리며 테라스에 앉아 우유빛 라크를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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