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cation
7월 4일 독립기념일이 화요일이라서 월요일 오전까지만 출근하고 이번주에 짧은 휴가를 가지기로 했는데 강아지를 혼자 둘 수가 없어서 멀리 가지는 못하고 가까운 곳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독립기념일에는 온 가족이 저녁 초대를 받았다. 빈손으로 갈 수 없으니 잠깐 나가서 가져갈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하나 샀다.
집에 돌아오는데 날씨가 화창해 기분이 좋았다. 동영상 속 길은 우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중 하나인데 계곡을 끼고 돌아오는 숲길이다. 기분 좋은 여름의 휴일.
독립기념일이니까 현관과 드라이브웨이에 국기로 장식을 했는데 나는 아이들이 한국과 미국에 존중과 존경을 가진 아이들이 됐으면 한다. 내가 어릴 때처럼 맹목적으로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강요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국가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책임을 다하는 군인이나 경찰, 소방관 같은 분들에 대한 존경을 가졌으면 한다.
이 날은 맛있는 바베큐도 대접받고 근처 큰 공원에서 하는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도 구경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밤늦게서야 집에 돌아왔다.
전날 늦게서야 모두 잠자리에 들어서 조금 늦게 일어났지만 예정했던 목적지가 1시간 거리라서 서둘러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다음날 목적지는 수영장이 있는 놀이 공원. 올여름 들어서 가장 더운 날씨여서 물속에서 계속 살다시피 하다가 저녁에서야 놀이 기구를 타러 갔지만 그래도 너무 더워서 각자 좋아하는 것 하나씩만 타고 숙소 겸 집으로 복귀.
더운 날씨 야외에서 너무 고생하기도 했고 강아지가 혼자 집에 있었기 때문에 셋째 날은 조금 느긋하게 시작했다. 집에서 조금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와이프가 예약한 실내 암벽등반을 하러 갔다. 아이들은 이미 경험이 있고 와이프와 나는 처음이었는데 운동 신경이 있는 편이었던 와이프는 곧잘 했지만 운동 신경도 없고 평소 운동도 안 하며 근육도 없는 지방 덩어리인 나는 몇 스텝 올라가지도 못하고 떨어지는 바람에 주변 사람에게 소소한 웃음을 주었던 부끄러운 하루였다.
땀을 흘린 후에 스시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시원한 극장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주로 가는 극장은 리클라이너 좌석이라 편하게 누워 영화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지 못했고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Elemental을 보기로 했다. 아이들 영화라 별 기대 없이 시원한 데서 재미없으면 그냥 자자는 생각으로 갔는데…
마지막 큰절 장면에서 이민 1세대이자 2세대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결국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