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가 있는 모든 만물은 일을하 며 성장한다.
식물은 땅이나 물에 뿌리를 내리고 자양분을 섭취하고 줄기와 잎은 하늘을 향해 용솟음 치며 태양열로 자양분을 분해하여 산소를 배출하며 성장한다.
뿌리로 지하 영멱을 넓히기도 하고 줄기를 뻗어 지상의 영역을 확장하기도 한다.
자연의 바람을 이용하고 스스로 아름다움을 발산하여 벌이나 나비들을 불러들이고 달콤한 꿀을 제공하면서 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종족번식을 준비해나간다.
꽃망울을 터트리기도 하고 동물이나 조류의 먹이가 되어 배설물을 이용하기도 하면서 지정된 곳이든 불특정한 곳이든 가리지 않고 널리 DNA를 전파한다.
동물들에게 밟히고 먹히고 잘리는 수난을 겪으면서도 불만도 불평도 시기나 다툼도 없고 비관 하지도 않으며 다시 자양분이 된다.
소리없이 다듬어 주던 정다움의 손길이 언제부터인가 괴이한 소리를 내면서
손이아닌 기계로 처절하게 처내어도,
혹여 한번도 선택되지 못했어도
자신을 불태워 지양분으로 돌아간다.
삶의 길고 짧고도 관여하지 않으며 몇백년간 보고 들은 것을 전하지도 않고 슬픈 것은 쓸어 안고 기쁜 것은 놓아 둔채로 고목이 되어간다.
하늘 아래 무슨 미련이 있으랴. 이미 할일을 다하고 후세들이 생존할 터전에 자양분으로서 역할을 하면되는 것을 염려 스런운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화학약품을 남용해서 우리 종족의 DNA을 파괴하고 변형시키는 것이 우려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