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밤,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마음의 창을 가만히 두드린다
그때 햇살 같은 말 한마디가 살짝 걸려든다
울타리 너머 바람처럼 가볍고도 따뜻한,
상처를 쓰다듬듯 천천히 스며드는 말
그 손길은 잔잔한 파도처럼
소리 없이 다가와 마음의 모래를 빚는다
속도에 맞춰 예의 바른 발걸음으로
불필요한 날카로움은 멀리 흘려보내며
서로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곧게 잡는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부터
말은 길게. 마음은 깊게. 여유를 품고
오해의 씨를 걷어내어 진실의 꽃을 틔운다
작은 비유와 따뜻한 시선이
우리의 아픔도 기쁨도 함께 감싸 안는다
그때의 사랑은 무게가 없었다
다가옴은 조용하지만 확실했고
서로의 날들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갔다
손을 내밀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존중의 말과 온기의 눈빛으로
오늘도 고요히. 그러나 단단하게. 발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