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길 위에서
문득 발끝에 스며오는 햇살처럼,
행복도 어느 순간 조용히 주워 담기곤 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을
먼 미래의 그림자로 부풀려 걱정하곤 합니다.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생각과 말들은 어느새 무게가 되어
보이지 않는 짐을 지고 걷는 사람처럼
숨이 가빠질 때가 있습니다.
그날도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지인 A 씨였습니다.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에는
자식 걱정, 부모 걱정,
일과 사랑에 대한 고단한 마음이 깊이 배어 있었습니다.
꾹꾹 눌러 담아두었던 감정의 조각들을 듣다 보니
그 피로가 제 마음까지 스며들 만큼
묵직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레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A님을 짓누르는 것들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 같아요.
어쩌면 마음속에서 오래 키워온
그림자일지도 몰라요.”
그 말을 들은 A 씨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숨을 깊게 들이쉬고
부드럽게 내쉬더니
“다음에… 좀 더 이야기해요.”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마무리했습니다.
사람은 참 신기합니다.
다가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느라
지금 손안에 있는 따뜻함을 놓치기도 합니다.
숨기고 있던 두려움, 조용히 넣어두었던 바람들을
누군가에게 가볍게 털어놓거나,
공기 중에 흘려보내듯 혼잣말을 하거나,
노트 한 장에 조심스럽게 적어 내려가기만 해도
가슴을 누르던 무게가
조금씩 풀려나기 시작하는데 말입니다.
삶은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아니라
곁에서 함께 걸어주는 동반자입니다.
우리를 가장 크게 막는 것은
‘어쩔 수 없음’이나 ‘할 수 없음’이 아니라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지 못했던 마음’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살아갑니다.
삶은 완벽한 순간에만 힘을 주지 않습니다.
가장 흔들리는 날에도,
불안해 손끝이 떨리는 순간에도,
단지 한 걸음 내딛으려는 그 마음만 보여준다면
삶은 조용히 다가와 속삭입니다.
“괜찮아.
너라면 할 수 있어.”
삶을 믿고, 나 자신을 믿기 시작할 때
그 믿음 속에서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힘이 피어납니다.
내일의 무게를 미리 걱정하시느라
오늘의 햇살을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무언가 간절히 바라시는 일이 있을 때에도
불안 대신 이렇게 속삭여 보세요.
“이런 꿈을 꾸게 해주는 제 인생이 참 고맙습니다.”
그 따뜻한 감사에
삶은 늘 대답합니다.
언제나 우리 곁에서 힘이 되어주겠다고.
걱정은 마음을 가라앉히지만
감사는 마음을 다시 숨 쉬게 합니다.
그리고 삶은,
이렇게 숨 쉬는 마음 안에서
조용히 힘을 피워 올립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주어진 작은 기쁨들을 놓치지 않고, 감사와 꿈을 품은 걸음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기억해 주세요.
비록 보이지 않더라도,
삶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고요하게 손을 잡아주고 있다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