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의 반대편으로

by 행운의 여신



제 장점이라고 말해야 할지, 아니면 단점이라고 해야 할지 늘 망설이게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생각보다 쉽게 잊어버리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기분이 상했던 일도 오래 마음에 머물지 않고 흩어지고,
일상의 순간들 역시 아주 특별한 기억이 아니라면 금세 손에서 놓쳐버립니다.
마치 모래 위에 남긴 발자국처럼,
파도가 한 번 지나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허전함이 밀려오지만,
그럼에도 저는 좋았던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잊지 않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언젠가 잊어버린 저 자신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서입니다.
반대로 마음이 아팠던 일들은 애써 빨리 흘려보내려 합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요.


하지만 사람은 보고 느낀 것을 완전히 잊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의식에서는 사라졌을 뿐, 무의식 어딘가에 고스란히 남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같은 감정과 같은 선택, 같은 상처를 반복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트라우마도, 행복도 그렇게 조용히 되돌아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조금 더 의식적으로 ‘좋은 기분’을 선택하려 노력합니다.
원래 작은 일에도 웃음과 기쁨이 많은 편이지만,
머무는 공간을 정리하고, 만나는 사람을 돌아보며,
햇빛이 유난히 따뜻한 날의 공기와
커피 위에 조용히 맺힌 거품,
아무 이유 없이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들에
마음을 열어 두려 합니다.


살아오며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행복은 더 많이 가지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덜 바라게 되는 순간에 찾아온다는 사실을요.


돌이켜보면 제 인생에는 욕심이 참 많았습니다.
사랑받고 싶다는 기대,
당연히 이해받을 것이라는 마음.
그 욕심들은 대부분 상처로 되돌아왔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경험’이라 부르며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그 모든 결과의 뿌리에는 늘
‘기대했던 나’가 있었습니다.
기대는 때로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지만,
그보다 더 자주 마음을 부서지게 합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욕심의 반대편을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감사히 받아들이는 마음,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여기는 태도,
누군가에게, 무언가에게 기대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유.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지켜내는 일이라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예전에는 자주 잊어버리는 제 모습이 속상했지만,
이제는 괜찮습니다.
좋은 감정은 조용히 남기고,
나쁜 감정은 감사히 보내며
욕심의 반대편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음에 감사하며
또 하루를 살아내고 있으니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조금은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고,
인생을 조금 더 가볍고 행복하게 살아가시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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