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폭염 속,
저는 바닷가에 홀로 앉아 있었습니다.
파도는 크게 밀려왔다가 다시 고요히 물러갔습니다. 그 거친 숨결을 바라보며,
제 마음 또한 파도처럼 일렁이고 있었습니다.
사랑은 늘 그랬습니다.
조용히 스며들듯 왔다가
어느 순간 멀어지고
때론 거센 물살이 되어 저를 온전히 삼켜버리곤 했습니다.
제가 겪은 마지막 사랑은
여름의 큰 파도처럼 아름다웠지만
거칠었던 사랑이었습니다.
저는 사랑을 태양이라 믿고 있습니다.
오직 저만을 비춰주는 단 하나의 빛
언제나 따뜻하고 눈부신 존재.
그 찬란한 빛이 제 하루하루를 환하게 밝혀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태양 뒤에는 늘 달이 떠오른다는 사실을,
빛이 강할수록
그늘 또한 짙어진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함께하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았고,
아파도 참고,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도 애써 버텨보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제 마음보다 높았습니다.
믿음이 옅어진 인연은
오해의 담장 안에 스스로 가두고
결국 시절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된다.”
라는 조지 엘리엇의 말처럼
저 역시 헤어진 뒤에야 깨닫습니다.
제 마음이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저는 아직도 사랑을 잘 모릅니다.
무엇이 정답인지,
어디까지가 노력이고 어디서부터가 집착인지
여전히 서툽니다.
사랑은 쉬운 듯 어렵고,
어려운 듯 또 단순합니다.
끝난 뒤에야 선명해지는 마음은
늘 작은 후회를 남깁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랑은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는 일이며,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조용히 안아주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견뎌내는 시간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 것 같습니다.
저를 묵묵히 안아주던 가족의 품,
이유 없이 웃게 해 주던 친구들,
꼬리를 흔들며 하루의 끝을 반겨주던 반려견의 눈빛,
세월이 스며든 작은 물건 속 추억까지.
이 모든 것들도
이미 제 삶을 감싸고 있던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들이 모여
제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지만,
사랑했던 존재가 곁을 떠날 때면
여전히 그 자리는 시리도록 아픕니다.
그러나 아픔이 깊다는 것은
그만큼 진심이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사랑했던 순간들은
언젠가 모양을 바꾸어
그리움이 되고,
또 다른 이야기로 남아
제 삶의 한 페이지를 빛내줄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저를 일으켜 세워줄 힘이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 더 나은 사랑과
더 따뜻한 인연들이
다시 제 삶을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모든 것이 스쳐 지나간다 해도
저는 다시 웃으며
제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고마웠습니다.
당신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진심으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인사를 건네며
잔잔한 미소를 띤 채
새로운 길 위로 한 발을 내딛습니다.
더욱 단단해진 마음으로,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