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겨울을 굽다
전 상 욱
세밑 한파 속 대설주의보
서울역 앞 지하차도
조금이라도 따뜻한 곳 차지하려 아우성이다
해 질 무렵
함박눈 펑펑 쏟아지자
온 세상 새하얀 동화의 나라가 된다
퇴근길
얼어붙은 곳마다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각본 없는 서커스 한창이다
제설작업 아저씨!
이면도로까지 염화칼슘 뿌리며
토치램프 불꽃으로 겨울을 굽고 있다
강심수江心水
한강의 가운데로 흐르는 물
이정도 추위에 무릎 꿇지 않겠지
봄을 재촉하고 있을 거야
22. 3. 01.
<해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대설주의보가 발표되자 서울역 앞 지하차도에서는 좋은 자리 차지하려고 아우성이다
동화나라 속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토치램프 불꽃으로 겨울을 구우며 따뜻한 봄이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 강심수
한강 한가운데 흐르는 물로
옛날에는 임금님이 쓰도록 길어다가 바치던 물이다